[OSEN=윤가이의 실은 말야] '조인성, 송혜교... 아무리 끌어당겨 찍어놔도 흠 잡을 데가 없네!'
요즘 SBS 수목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 관한 감상평 중 다수를 차지하는 얘기다. 실로 그렇다. 두 남녀 주인공은 어떤 각도에서 쭉 끌어당겨놔도 곱다. 보고 또 봐도 조각 같은 선남선녀다. 이른바 클로즈업 촬영에 대한 말들이 많다. 이제껏 어느 드라마에서도 이토록 클로즈업 장면을 남발(?)한 적이 없다는 거다. 정말 잦다. 통상 72분짜리 한 회를 보고 있으면 두 남녀의 얼굴만 빤히 잡아 놓은 장면은 매우 자주 등장한다. 근데 이상한 건,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만큼 두 사람이 빼어난 비주얼, 그것도 호감형의 인상이란 반증일까.
오늘은 조인성의 클로즈업에 대한 얘기를 해보고자 한다. 사실 어느 배우에게나 클로즈업은 부담스러운 촬영일 테다. 제 아무리 무결점 미모의 소유자라고 할지라도 요즘 같은 HD 시대에 자칫하다간 잡티나 주름, (좀 더 과장하면) 성형 수술 자국이나 보형물의 흔적을 들킬지도 모를 일이다. 실제로 언론사 사진 기자들은 클로즈업 컷을 찍었다가 연예인들 측으로부터 정중한 수정 요청을 받는 경우도 왕왕 있다. (보정해주지 않으니까)

조인성은 남자니까 여배우인 송혜교보다 부담이 적을까? 남자니까 살짝 흠이 있어도, 투박하고 거칠어도 괜찮다? 아니다. 남자고 여자고 분칠하고 TV에 나오는 이상, 클로즈업은 신경 쓰이는 일이다. 누군가는 십 년 전 20대 초반의 리즈 시절과 비교해 '조인성이 맛이 갔다'고도 말하는데 5년 만의 작품에서 멋지게 보이고 싶은 마음이 없을까.
하지만 조인성은 클로즈업 장면을 통해 비주얼의 탁월함을 증명해내고 있다. 더불어 연기력의 우월함도 입증하고 있다. 잘 생겨서, 그저 멋있게만 보이는 게 아니라 연기를 잘해서 스스로 클로즈업의 수혜를 입는 케이스다. 그래서 클로즈업은 단순히 예쁘거나 멋진 사물 혹은 사람에 사용하는 기술이 아니다. 눈동자의 움직임, 미세한 입술 떨림으로 연기 할 수 있는 사람, 감정 표현이 가능한 사람이어야 클로즈업을 받아낼 수 있다.
조인성은 입술을 살짝 벌리거나 눈동자에 공포를 담아 불안하게 굴리는 섬세한 연기로 위기에 처한 '오수의 내면을 꺼내 보인다. 오영(송혜교 분)과의 달달한 신에서는 개구쟁이 같은 눈빛을 하거나 입술을 지그시 다물어 엷은 미소도 짓는다. 78억의 빚을 갚기 위해 목숨을 건 도박에 뛰어든 그는 예상치 못했던 사랑을 만나 벼랑 끝에 섰다. 사랑하는 여자를 버리고 내 목숨을 건져야 하는지, 죽고 싶다 악을 쓰는 이 여자를 살게 하고 내 삶을 포기해야 하는지, 이도저도 말고 함께 살고 영원히 사랑하고 싶은 이 욕심을 채울 방법은 없는 건지, 오수의 복잡다단한 감정선은 오늘도 클로즈업 장면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포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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