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가 이렇게 재미있는 줄은 미처 몰랐다".
삼성 라이온즈 포수 김동명(25)은 요즘 야구장에 나오는 게 즐겁다. 예전에 몰랐던 야구의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야구는 똑같은데 느낌이 다르다. 사실 2군에서는 아무리 잘 해도 나 스스로의 만족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1군에서는 팬들의 응원 속에 더욱 힘을 얻는다".
지난 10일 대구 LG전에 8번 포수로 선발 출장한 김동명은 2회 첫 타석에서 내야 안타를 때렸다. 그는 "첫 타석에 들어설땐 내가 누군지 몰라 웅성웅성 거리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두 번째 타석을 들어설땐 어린 아이부터 어르신들까지 내 이름을 불러주시는데 뭔지 모를 희열을 느꼈다"고 말했다.

제주도 출신 김동명은 "부모님께서 따로 말씀하시지는 않지만은 아주 좋아하신다. 더욱 열심히 노력해 부모님께 기쁨을 선사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대구고를 졸업한 뒤 2007년 삼성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데뷔한 김동명은 입단 이후 이렇다할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어깨 수술을 받고 공익 근무 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수행한 게 전부였다.
그는 "프로 7년차지만 야구한 건 2~3년 밖에 안된다. 사실 기회는 언제나 있었지만 내가 제대로 못했다. 변명을 하자면 그동안 방법을 몰랐다. 아무 생각없이 그냥 했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방법을 터득했다"고 말했다.
김동명은 고 장효조 전 삼성 2군 감독의 이야기를 꺼냈다. 고 장 전 감독은 김동명에 대해 "그 놈, 나한테 많이 혼나야 돼"라고 칭찬보다 질책을 선택했다. 겉으로는 그렇게 말했지만 속내는 그렇지 않았다. "김동명은 무조건 성공할거야. 내가 된다면 되는거야".
김동명 또한 고 장 전 감독의 따뜻한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한다. 경기할때 터무니 없이 떨려도 예상 밖의 성적이 나올때면 '감독님께서 하늘에서 도와주셨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나 뿐만 아니라 장 감독님의 가르침을 받았던 2군 선수들 모두 그런 이야기를 한다. 늘 지켜주시리라 믿는다".
박경완(SK), 진갑용(삼성) 등 대한민국 최고의 포수를 키운 조범현 삼성 인스트럭터는 김동명을 두고 "매력적인 포수"라고 성장 가능성을 주목했다. 김동명은 "올해 느낌이 좋다. 잘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입단 이후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던 김동명이 올 시즌 성공의 꽃을 피울지 지켜볼 일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