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발야구에 한화 묶어두기 '치열한 신경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3.14 16: 19

시범경기 같지 않은 치열한 신경전이었다. 도루하려는 자와 저지하려는 자들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시범경기를 달궜다. 
넥센-한화전이 열린 14일 목동구장. 한화 배터리와 넥센 주자들 사이의 신경전이 대단했다. 지난해 넥센의 발야구를 이끈 주루코치 출신 염경엽 감독의 넥센은 공격적인 주루플레이로 한화 배터리를 괴롭혔고, 한화 투수와 포수도 집요한 견제구로 빈틈을 주지 않으려 애썼다. 
넥센은 1회말 첫 공격부터 빠른 발야구로 한화 배터리의 혼을 빼놓았다. 1번타자 서건창이 우전 안타를 치고 나간 뒤 후속타자 정수성 타석 때 초구에 2루 베이스를 훔쳤다. 정수성의 1루 땅볼에 3루까지 진루한 서건창은 이택근 타석 때 한화 김혁민의 폭투를 틈타 가볍게 홈을 밟았다. 

주자없는 상황에서 볼넷으로 걸어나간 이택근도 박병호 타석에서 2루 도루에 성공했다. 김혁민의 견제구 이후 나온 도루로 허를 제대로 찔렀다. 넥센은 1회에만 도루 2개를 성공시키며 한화 고졸 신인 포수 한승택을 당혹스럽게 했다. 
그러자 한화도 넥센에서 발빠른 주자가 나갈 때마다 무척이나 신경 쓰기 시작했다. 4회 구원등판한 김일엽은 선두타자 이택근을 내보낸 후 4번타자 박병호 타석에서 무려 7개의 견제구를 던졌다. 그 중에는 3연속 견제구도 있었다. 시범경기이지만 정규시즌을 방불케 하는 팽팽한 신경전. 
하지만 넥센에서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6회 선두타자로 나와 볼넷을 골라낸 서건창이 바뀐 투수-포수 김광수와 정범모를 상대로 2루 도루를 성공시킨 것이다. 도루를 하기 전 김광수가 연속 견제구 포함 1루에 3번이나 견제했지만 보란듯 2루 베이스를 훔쳤다. 
계속된 2사 1·2루 찬스. 2개의 도루를 성공시킨 서건창이지만 만족을 몰랐다. 유한준 타석에서 이번에는 3루베이스를 노렸다. 하지만 한화 포수 정범모의 총알 같은 송구에 걸려 3루에서 아웃됐다. 하지만 서건창은 8회 우전 적시타로 출루한 뒤 송창식의 3연속 견제구를 뚫고 다시 한 번 2루 도루를 해냈다. 한화의 진을 빼놓는 순간이었다. 
한화는 이날 넥센에 도루 4개를 허용했지만 투수들이 3연속 견제 3차례 포함 무려 20개의 견제구를 던질 정도로 주자를 묶는데 온 힘을 쏟았다. 시범경기이지만 실전을 앞둔 리허설답게 긴장감 넘치는 신경전이었다. 
올해 넥센은 공격적인 주루 플레이를 트레이드마크로 삼고 있고, 지난 몇 년간 상대의 주루 플레이에 속절없이 당한 한화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고 있다. 양 팀의 시범경기 같지 않은 팽팽한 신경전 속에서 올 시즌 팀컬러와 준비성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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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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