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운·박찬욱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들이 국내 관객들로부터는 큰 사랑을 받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1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집계결과에 따르면 박찬욱 감독의 '스토커'는 지난 13일 하루 동안 6125명을 동원하며 누적관객수 36만 1476명으로 박스오피스 8위의 자리를 지켰다.
36만명이 조금 넘는 관객수는 박찬욱 감독의 할리우드 첫 진출작이라는 이름으로 영화가 국내에 몰고 왔던 화제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게만 느껴지는 수치.

'스토커'에 앞서 지난달 21일 개봉했던 김지운 감독의 할리우드 진출작 '라스트 스탠드' 역시 6만 6000여명의 관객을 모으는데 그치며 쓸쓸히 극장에서 퇴장해야했다.
천만 영화가 연이어 등장하고, 내놓기만 하면 잘 된다는 지금의 한국 영화 시장에서 한국을 대표할만한 감독들로 일컬어지는 이들의 낮은 흥행성적은 아이러니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 같은 현상은 어느 정도 미리 예견된 것이기도 했다. 한국 보다 앞서 미국에서 개봉했던 '라스트 스탠드'는 주연인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실추된 이미지와 비슷한 시기 터진 미국내 총기 사건으로 흥행에 참패했고, 이러한 사실이 국내에도 알려지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낮췄다.
또한 '스토커'는 애초 블록버스터급의 큰 영화가 아닌 국내 관객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분명히 갈리는 박찬욱감독의 색깔이 담긴 영화임이 분명했고 그만큼 많은 관객들을 끌어낼 대중적인 영화는 아니었던 것.
이러한 결과가 아쉬움을 남기지만 성과는 있었다. 김지운 감독은 '라스트 스탠드' 이후 할리우드에서 만들 차기작을 검토 중에 있고, 박찬욱 감독 역시 '스토커' 이후 '브리건즈 오브 래틀버지', '코르시카72' 등의 연출 제의를 받는 등 할리우드에서 계속되는 러브콜을 받고 있다. 국내 성적에서는 분명 아쉬움을 남기지만 계속되는 두 감독의 할리우드 도전의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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