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캡틴' 염기훈, 후임으로 오범석 점찍은 이유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03.15 07: 11

경찰축구단의 '캡틴' 염기훈(31)이 올 시즌 뚜껑을 열기도 전에 후임 주장으로 오범석을 지목했다. 이유는 무엇일까?.
K리그 챌린지(2부리그)가 마침내 기지개를 켠다. 지난 14일 오후 서울 신문로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2013 K리그 챌린지 미디어데이_Talk about K LEAGUE’이 신호탄이었다.
승강제도의 원년답게 2부리그의 최대 관심은 승격여부다. 우승팀에게만 꿈의 무대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K리그 클래식(1부리그) 12위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벌여 승격 여부를 타진한다. 

단연 관심은 상주 상무, 광주 FC와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경찰청에 쏠렸다. 그 중 재치있는 입담으로 시선을 한 몸에 끈 이가 있다. '경찰 캡틴' 염기훈의 이야기다. 올 시즌 뚜껑을 열기도 전에 차기 주장을 점찍어 놨단다. 염기훈이 무한신뢰를 보내고 있는 주인공은 수원에서 한솥밥을 먹다 자신보다 1년 늦게 경찰복을 입은 오범석이다.
염기훈은 "(범)석이는 수원에서 임시 주장을 했었는데 선수들을 잘 챙겼다"면서 "(정)조국과 범석이 중 누굴 시킬까 고민을 했는데 조국이가 '절대 자기는 아니다'고 손사래를 쳤다"고 미소를 지었다.
염기훈과 오범석의 인연은 각별하다. 지난 2009년 울산에서 한솥밥을 먹다 이듬해 염기훈이 수원으로 옮겼다. 이후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행을 이끈 뒤 2011년 오범석이 염기훈이 있는 수원으로 이적하며 함께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리고 지난해 염기훈이 경찰축구단에 들어갔고, 오범석도 1년 뒤 선배의 발자취를 뒤따랐다.
염기훈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범석이가 주장을 했으면 좋겠다. 범석이가 싫다고 하지만 감독님한테 말씀을 드려서 오범석에게 주장을 맡기고 싶다"고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속내는 따로 있다. 올 시즌 목표는 우승이다. 주장 염기훈을 필두로 김영후 문기한 배기종 양동현 송유걸 등 연령별 대표팀을 지낸 이들이 허다하고, 오범석 양상민 정조국 등이 가세하며 국가대표급 진용을 꾸렸다.
문제는 9월 이후다. 염기훈을 비롯해 양동현 배기종 김영후 김영우 등 주축 선수 14명이 전역을 앞두고 있다. 염기훈이 주장으로 꼽은 오범석을 비롯해 정조국 등이 팀을 이끌어야 한다. 반면 라이벌 상주는 오는 11월이 돼야 전력 공백이 생긴다. K리그 챌린지는 11월 30일 막을 내린다. 염기훈이 경찰복을 벗는 9월까지 축구화 끈을 질끈 동여매고 있는 이유다. 자신이 마무리하지 못한 주장의 역할도 오범석이 대신 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컸을 터다.
염기훈은 "지난해보다 멤버가 확실히 좋아졌다. K리그 클래식을 경험한 선수들이 많이 들어오면서 동기부여도 커졌다"면서 "훈련을 통해 새로 합류한 선수들과 호흡도 좋아졌기 때문에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각별한 의지를 보였다.
개인적인 동기부여도 있다. 지난해 5월 최강희호에 승선한 뒤 조국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염기훈은 "대표팀 욕심이 난다. 전역한 뒤 다시 뽑힐 자신이 있다"면서 "재승선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뛰겠다"고 장밋빛 미래를 공언했다.
한편 K리그 챌린지는 오는 16일 수원과 부천, 광주와 상무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대장정에 돌입, 8팀이 팀당 35경기씩 총 140경기를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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