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홈런왕 복귀의 조건 '우측 홈런'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3.15 06: 15

"밀어쳐 넘긴 홈런이라는 점에서 올해는 기대가 된다". 
한화 최고타자 김태균(31)이 실전 무대 첫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방망이 예열을 시작했다. 김태균은 지난 14일 목동 넥센전에서 7회 신인 투수 조상우의 2구째 가운데 높은 148km 직구를 밀어쳐 비거리 105m 우월 투런으로 연결시켰다. 시범경기 3게임 만에 터진 첫 홈런으로 자체-대표팀 연습경기 포함해서도 처음이었다. 
김태균은 "첫 홈런이라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며 "올해는 홈런과 장타에 더 많은 신경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3할6푼3리의 고 타율로 타격왕에 올랐지만, 홈런은 16개로 한국에서 뛴 10시즌 중 3번째로 적었다. 올해 타순은 4번에서 3번으로 전진 배치되지만 본연의 정확성에 파워를 더 살리겠다는 의지다. 

그래서 넥센전 첫 홈런이 더욱 의미 있었다. 김태균은 "밀어쳐 넘긴 홈런이라는 점에서 올해는 뭔가 다를 것 같다. 작년 같은 경우에는 타구에 힘이 제대로 실리지 않았고, 중앙이나 우측으로 밀어친 홈런이 거의 없었다. 내 기억으론 중앙으로 넘긴 게 하나 있었다. 난 원래 밀어쳐 중앙-우측으로 가는 홈런이 많은 타자"라고 강조했다. 
아주 정확한 자가진단이다. 김태균은 지난 2008년 개인 한 시즌 최다 31개의 대포를 터뜨리며 첫 홈런왕에 올랐다. 당시 그는 좌월(8개)-좌중월(3개) 등 좌측으로 잡아당긴 것보다 중앙(13개)으로 넘긴 게 가장 많았고, 우중월(2개)-우월(2개)로 완전하게 밀어친 것이 4개였다. 홈런 타구의 절반 이상이 중앙-우측을 향해있었다.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풀타임으로 뛰며 21홈런을 때린 2011년에도 김태균은 좌측 방향으로 가장 많은 12개 홈런 타구를 날렸지만 중앙으로 2개를 날렸고, 우측으로도 7개의 타구를 담장 너머로 보냈다. 좋을 때 김태균은 기본적으로 10개 안팎의 홈런 타구를 중앙-우측으로 밀어넘기는 타자다. 그게 바로 김태균이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홈런 16개중 11개가 좌월이었고, 좌중월이 3개였다. 당겨친 게 14개. 반면 가운데로 넘어간 건 2개 뿐이었고, 우측으로 밀어친 건 아예 없었다. 지난해 시즌 내내 김태균이 스스로에게 만족하지 못한 것도 바로 이 부분. 특유의 밀어친 우측 홈런에 목말랐는데 올해는 실전 첫 홈런이 우측으로 넘어갔으니 매우 고무적이다. 
올해 대전구장은 기존 좌우 97m, 중앙 114m에서 좌우 99m, 중앙 121m로 커졌다. 펜스의 높이도 중앙 4m, 좌우 3.2m로 기존보다 각각 1.2m-0.4m 높아졌다. 중앙을 넘기는 건 쉽지 않아졌지만 적어도 우측으로 밀어치는 건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우측 홈런' 손맛을 본 김태균이라면 대전구장 크기와 관계없이 유력한 홈런왕 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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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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