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LG만 이길 수 없다".
한화 3년차 좌완 유망주 유창식(21)은 요즘 부쩍 자신감이 늘었다. 표정과 말 그리고 행동에서 자신감이 느껴진다. 1~2년차 때에는 신참답게 매사에 조심스런 모습이 있었지만 올해는 활기차고 적극적인 모습으로 달라졌다. 유창식은 "이제는 무슨 일이든 적극적으로 나서려 한다"고 말했다.
유창식의 달라진 모습은 결코 치기 어린 허세가 아니다. 스스로도 자신감을 느낄 만큼 실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기 때문이다. 유창식은 "캠프 때 훈련을 많이 했다. 제구력을 잡는데 집중했다. 이제는 언제 어떻게 던져야할지 어느 정도 감이 잡히기 시작했다"고 자신했다.

실제로 유창식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서 4게임에 나와 팀 내 가장 많은 12이닝을 던지며 1실점밖에 안 줬다. 평균자책점 0.75. 삼진 7개를 잡는 동안 볼넷은 4개만 허용했다. 특히 지난해 일본프로야구 퍼시픽리그 챔피언 니혼햄 파이터스를 상대로 4이닝 노히트노런으로 위력을 떨쳤다.
1년 선배 안승민도 유창식에 대해 "컨트롤이 많이 좋아졌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올해 풀타임 선발 첫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유창식이기에 팀 내에서도 거는 기대가 크다. 지난 2년간 유망주로서 팀의 보호를 받는 위치였다면 이제는 스스로 팀을 짊어지고 나가야 할 좌완 에이스의 책무를 맡게 됐다.
목표도 거창해졌다. 유창식은 "올해는 LG 말고 다른 팀들에게도 많이 이기고 싶다. 언제까지 LG만 이길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이제는 전구단을 상대로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LG 킬러 이미지가 강한 유창식이지만, 이제는 전구단을 상대로 이길 수 있는 투수가 되겠다는 의지다.
유창식은 지난 2년간 7승을 거뒀는데 그 중 5승을 LG전에 거둔 것이었다. 데뷔 첫 승리와 첫 퀄리티 스타트 모두 LG를 상대로 따냈다. LG전 통산 평균자책점 역시 2.41로 짠물. 그러나 LG전을 제외하면 두산과 KIA에 1승씩 거뒀을 뿐 나머지 4개팀에는 승리가 없었다. 통산 평균자책점이 5.27인데 LG전을 제외하면 그 수치는 6.21로 치솟는다.
유창식이 제대로 된 선발투수의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LG 뿐만 아니라 나머지 팀들을 이겨야 한다. 전구단 상대 승리 선언은 풀타임 선발투수로서의 강한 각오다. 올해는 9구단 NC가 새로 가세한 만큼 유창식이 이겨야 할 팀은 더욱 늘었고, 동기부여도 커졌다.
유창식은 15일 목동구장에서 넥센을 상대로 시범경기 첫 등판을 갖는다. 그를 바라보는 시선에도 기대가 가득하다. 전구단 상대 승리를 선언한 유창식이 상큼한 스타트를 끊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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