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야구가 더욱 불꽃 튄다.
2013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총 17경기를 치렀다. 각 팀마다 많게는 5경기, 적게는 2경기밖에 치르지 않은 시범경기 초반이지만 눈에 띄는 변화가 있다. 도루의 증가가 바로 그것이다. LG가 5경기에서 9도루를 성공시키는 등 절반이 넘는 5개팀이 경기당 하나 이상의 도루를 하고 있다.
시범경기 17게임에서 총 41개의 도루가 나왔는데 이는 경기당 평균 2.41개의 수치다. 도루 실패 14개를 포함하면 도루 시도 횟수는 3.24회로 늘어난다. 시범경기임에도 불구하고 투수-포수와 주자 사이에는 신경전이 팽팽하다. 3연속 견제구도 심심찮게 볼 수 있을 정도다.

보통 시범경기는 컨디션을 조절하는 시기이고, 부상 위험도를 낮추기 위해 도루를 많지 않는 편이다. 지난해만 보더라도 48경기에서 도루 89개로 경기당 평균 1.85개였고, 도루 시도 횟수도 2.92회로 올해와 비교하면 많지 않았다. 올해 도루 증가는 기현상이다.
프로야구 트렌드는 2000년대 중반부터 불펜 야구가 새롭게 떠올랐고, 2007년 이후로는 이른바 발야구가 유행했다. SK와 두산의 한 베이스 더 가는 공격적인 베이스 러닝은 강팀의 필수요소였다. 2007년만 하더라도 경기당 평균 1.52도루-2.24시도를 기록했지만 SK와 두산의 유행을 탄 2008년에는 경기당 평균 1.96도루-2.84시도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이 같은 수치는 2009년 1.98도루-2.73시도, 2010년 2.09도루-2.98시도로 정점을 찍었다. 2011년 1.75도루-2.60도루로 다소 감소하는 듯했지만, 지난해 다시 1.92도루-2.79시도로 회복세를 보였다. 발야구에 대한 견제가 이뤄지며 2009~2010년 2할대(0.286)였던 도루저지율이 2011년 3할2푼4리까지 치솟았지만, 지난해 3할1푼으로 다시 내림세였다.
발야구의 득세는 장타력 퇴보와 밀접한 관계를 맺는다. 박병호 같은 국내 신형거포가 등장했지만 극소수이고 외국인 타자들의 전멸돼 과거에 비해 장타력이 가장 떨어졌다. 거포가 많지 않은 현 시점에서 발빠른 야구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두산·롯데·KIA·넥센·NC 등 절반이 넘는 팀들이 대놓고 발야구를 선언할 정도로 대세되고 있는 것이다.
발야구가 더욱 발전하는 만큼 주자를 묶어두고 저지하는 견제와 수비력도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시범경기에서부터 불꽃 튀는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발야구 전쟁. 과연 어느 팀이 웃고 웃을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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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