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투수들이 펑펑 던져줘야 하는데".
KIA가 시범경기 3전 전승의 쾌속항진을 펼치면서 눈길을 모으고 있다. 벌써부터 투타에 걸쳐 최강의 팀이자 우승후보로 꼽는 평가들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작 선동렬 감독은 "분명 공격력은 나아졌다. 그러나 좋은 투수들이 나오면 어차피 많은 득점은 힘들다. 투수력이 무엇보다 안정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선 감독은 시범경기 성적은 그리 믿을게 못된다고 생각한다. 타자들은 적극적인 타격을 하는데다 감독들은 새로운 얼굴들을 시험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범경기 꼴찌가 우승하는 경우, 거꾸로 시범경기 1위가 4강에 들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실제로 선 감독의 진짜 걱정거리는 마운드에 있다. 우선 선발진의 두 축 윤석민과 김진우의 어깨상태가 완전하지 않아 시범경기에서 정상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심각한 것은 아니지만 자칫 부상으로 이어질까봐 노심초사하고 있다. 선 감독은 "시범경기 처음부터 주전투수들이 마운드에서 펑!펑! 던지면서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아쉽다"고 말하고 있다.
또 하나는 불펜의 필승조 구축이다. 유일한 필승맨 박지훈과 짝을 이룰 필승조의 밑그림이 나오지 않고 있다. 더욱이 박지훈의 구위가 아직 올라오지 않는 것도 근심거리 가운데 하나이다. 선발진과 소방수를 결정했지만 최소 1이닝, 최대 2이닝을 막아주는 필승조가 구축되지 않는다면 작년 최다 블론세이브의 수모를 씻기가 어렵다.
선 감독은 불펜의 젊은 힘을 찾기 위해 작년 마무리 캠프부터 이번 스프링캠프까지 4000개의 볼을 던지게 했다. 그리고 새 얼굴들을 꾸준히 실전에 투입하고 있다. 좌완 2년차 임준섭, 신인 좌완 손동욱과 우완 고영창, 고졸 사이드암 박준표를 실전테스트를 하고 있다. 중견급이지만 필승조로 활약을 못했던 좌완 진해수와 박경태도 기용하고 있다.
몇몇 투수는 시범경기에서 나름대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어 희망의 실마리가 생기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확실한 답을 찾지는 못하고 있다. 막강한 불펜을 보유한 삼성과 비교하면 여전히 약하다. 잘나가는 선 감독의 고민은 여전히 진행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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