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주와 최형우의 이유있는 1루 겸업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3.03.15 10: 29

1루는 거포들의 텃밭. 최근 들어 뛰어난 좌타자가 많아져 1루도 '뉴 핫코너'라 불릴 만큼 수비 부문에 대한 비중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공격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포지션임에 분명하다. 김동주(두산)와 최형우(삼성)이 올해부터 1루 수비를 겸업한다.
2000, 2007, 2008년 개인 통산 세 차례 3루수 부문 골든 글러브를 품에 안았던 김동주는 일본 미야자키 전훈 캠프 때 1루 수비 훈련에 나섰다. 연습 경기에서도 1루 또는 지명타자로도 출장했다. 예년보다 순발력이 떨어져 3루를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판단이다.
두산은 타격 능력 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김동주의 장점을 극대화하기 위해 1루 겸업 카드를 꺼낸 것이다. 벤치 입장에서도 그만큼 선수 활용 범위가 넓어진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말 두산은 지명타자 홍성흔을 FA 시장에서 데려오며 지명타자 자리에 중첩 가능성이 생겼다.

따라서 홍성흔이 전지훈련 기간 동안 1루 부업 훈련을 한 것은 물론이고 김동주도 1루를 맡으며 중첩 현상 최소화에 집중했다. 지난해까지 주전 1루수였던 최준석이 무릎 수술 여파로 당분간 수비가 불가능한 전망인데다 지난해 후반기 4번 타자였던 윤석민은 1루 수비면에서 확실하게 좋은 모습은 보여주지 못했다.
14일 포항 NC전에서 4번 1루수로 선발 출장한 김동주는 2008년 SK와의 한국시리즈 중 데뷔 후 처음으로 1루수 출장한 바 있고 2011시즌 김광수 감독대행(현 고양 원더스 수석코치) 체제에서도 잠시 1루를 맡았던 바 있다. 그는 경기 후 "확실히 3루수로 뛸때보다 집중이 잘 안 됐지만 앞으로 익숙해지면 더 좋을 것"이라고 비교적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홈런왕 출신 최형우 또한 9,10일 대구 LG전서 1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그에게 1루는 낯선 자리다. 데뷔 첫해(2002년) 1루수로 한 두 차례 출장한 게 전부다. 최형우는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 때 1루 수비 훈련을 소화했다. 현재 삼성에는 이승엽의 뒤를 받칠 1루 백업 요원이 마땅치 않기 때문.
최형우는 "(이)승엽이형의 체력 안배를 위해 내가 가끔씩 1루 수비를 맡는 것도 팀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최형우는 주포지션인 외야 뿐만 아니라 1루와 포수 훈련까지 받고 있다. 그야말로 멀티 플레이어다.
김용국 수비 코치는 "작년에도 틈날때면 1루 수비 훈련을 시켰는데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크게 보완할 부분은 없다. 송구 능력은 아주 좋은 편이다. 특별히 가르칠 부분은 없다. 다만 꾸준히 수비 훈련을 하면서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하다"고 후한 점수를 줬다.
확실한 건 이들의 1루 수비는 전향이 아닌 겸업이다. 즉 부업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할 수 있는 게 더 늘어나면 팀 입장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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