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에 대한 열망을 모두 같았지만 우승 이후 선수단에 대한 공약은 조금씩 달랐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남자부 세 팀(삼성화재, 현대캐피탈, 대한항공) 감독들은 15일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2-2013 NH농협 V-리그 남자부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나란히 출사표를 던졌다. 세 팀 감독 모두 우승을 차지하겠다는 목표를 숨기지 않은 가운데 우승 이후에 선수들에게 무엇을 해줄 것이냐는 질문에는 제각기 다른 답변을 내놨다.
수없이 우승을 차지한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경험에 의한 해답을 밝혔다. 신 감독은 “선수들과 함께 여행도 가고 격려금을 주는 것은 당연하다”며 말했지만 “선수들은 하고 싶은 대로 편하게 두는 것을 가장 좋아하더라”라고 이야기했다. 평소 강훈련을 소화하기로 유명한 삼성화재 선수들다운 소박한(?) 바람이었다. 이에 신 감독은 “가족이랑 놀든 어디를 가든 한 달간은 아무런 간섭을 하지 않겠다”라고 약속했다.

하종화 현대캐피탈 감독은 반대 지점에 있었다. 특별한 공약을 걸지 않았다. 우승을 하고 난 뒤 모든 것을 생각하겠다고 했다. 하 감독은 “공약을 걸고 하는 것은 선수들에게 부담을 주는 부분도 있다. 우승하고 난 뒤에 만들어주는 것이 생각한다”라면서 “미리 당근을 주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 생각한다. 하고 난 뒤에 선수들이 원하는 것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소신을 밝혔다.
가장 젊은 김종민 감독대행은 중간쯤이었다. 김 감독대행은 “우승만 한다면 내 힘이 닿는 데까지는 뭐든지 다해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개인적으로 용돈도 줄 것이냐는 질문에는 “제가 월급을 적게 받아서…”라고 말끝을 흐리며 좌중을 폭소케했다. 그러나 김 감독대행은 “빚을 내서라도 해주겠다”고 덧붙이며 선수들의 기를 살렸다.
한편 세 팀 주장들도 우승 뒤 팬들을 위한 공약을 드러냈다. 공약을 일찌감치 내 건 선수도, 그 때가서 생각하겠다는 선수들도 있었지만 결론은 같았다. “우승만 하면 팬들이 원하는 것은 다 하겠다”라는 것. 어느 팀들이 선수들의 화끈한 팬 서비스를 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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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