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호는 전혀 걱정하지 않습니다".
15일 목동 한화전 시범경기를 앞둔 넥센 염경엽 감독은 4번타자 박병호(28)에 대해 굳건한 신뢰를 나타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박병호는 시범경기 4게임에서 10타수 무안타로 침묵하고 있었다. 볼넷 4개와 몸에 맞는 볼 1개를 얻어냈지만 시원한 한 방이 터지지 않았다.
박병호는 지난해 홈런·타점·장타율 3개 부문 타이틀을 차지하며 일약 MVP에 올랐다. 지난해 워낙 큰 활약을 한 만큼, 올해는 더 심한 견제를 받는 게 당연하다. 자연스럽게 '2년차 징크스'에 대한 우려도 나올 수 있는 상황. 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그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염 감독은 "박병호가 시범경기 타율 0할이지만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올해는 지난해 보여준 자기 것을 지키는 해이고,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는 선수"라며 "일본 연습경기에서는 타격 감이 좋았지만 한국에서 조금 떨어졌다. 하지만 잘 맞은 타구가 정면 많이 갔다. 타구 자체가 안 좋은 건 아니다"고 두둔했다.
물론 걱정이 전혀 안 되는 건 아니었다. 염 감독은 "사실 어제(14일)부터 뭔가 공 쫓는 모습을 보이길래 '뭘 또 쫓아 다니려 하냐. 여유있게 하라'고 한마디했다"고 전한 염 감독은 "박병호 정도 되는 선수이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 충분히 기량이 올라온 선수"라고 거듭 강조했다. 4번타자에 대한 절대 믿음과 신뢰 표현.
염 감독의 마음을 알았을까. 박병호는 1회 첫 타석부터 큰 것 한 방으로 보답했다. 2사 1루에서 첫 타석을 맞이한 박병호는 한화 선발 유창식의 5구째 바깥쪽 낮게 형성된 143km 직구를 밀어쳤고, 타구는 우측 담장을 그대로 넘어가는 비거리 115m 투런 홈런. 시범경기 10타수 무안타 끝에 첫 안타가 홈런이었다.
이후 3타석에서 박병호는 삼진 2개 포함 무안타로 물러났지만, 기대했던 짜릿한 홈런 손맛을 맛보며 전년도 MVP에 걸맞은 위용을 과시했다. 염경엽 감독도 "오늘 가장 인상적인 득점 장면은 1회 박병호의 홈런이었다. 그게 바로 4번타자의 역할"이라며 흡족함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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