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음 많은 '야왕', 시청률 높으면 뭐하겠노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3.03.15 16: 23

[OSEN=윤가이의 실은 말야] 상상만 해도 소름이 끼친다. 드라마가 시청률 1, 2위를 다투면 뭐하겠노, 관계자들은 저마다 힘들어죽겠다고 아우성인데. 쪽대본에 생방 촬영으로 인한 피로는 쌓일 대로 쌓였고 소문에는 일부 배우들이 자신의 캐릭터가 이해되지 않는다며 (혹은 애초 기획과 다르다며) 불평불만이 잔뜩 이라고도 한다. 24부작 드라마가 종영까지 6부 만을 남겨뒀으니 배우든 스태프든 누군가 만일 악조건 속에 있다면 그 시름은 곪을 대로 곪아 터지기 일보직전일 테다.
SBS 월화드라마 '야왕'이 온갖 잡음에 둘러싸여 있다. 사실 시작 전부터 이 드라마는 사전 준비가 미흡했다. 전작인 '드라마의 제왕'이 부진한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2회를 연장해 시간을 벌어준 것은 '야왕'의 당시 상황을 말해준다. 요즘 수목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반(半) 사전제작이 화제가 되고 있는 마당에 '야왕'은 아예 시작부터가 생방 촬영 수준이었다는 후문. 속사정을 모두 알 수는 없지만 초반부터 대본이 늦게 나오거나 촬영 스케줄이 무리하게 잡히는 등 내부적으로 크고 작은 문제와 갈등이 속출했다고 한다. 그래도 시작부터 스스로 초 칠 수는 없는 노릇. 뚜껑을 연 초반에는 권상우와 수애, 김성령 등의 연기력을 중심으로 호평이 쏟아지면서 박인권 화백 원작의 팬들 사이 기대를 부추기며 제법 분위기가 좋았다. 시청률도 상승 기미가 계속됐고 최근에는 평균시청률이 20%를 오르내리는 라이벌 MBC '마의'를 역전, 1위 독주를 막은 적도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고무적 상과와 상관없이 흉흉한(?) 소문들은 계속된다. 강행군 때문에 배우들은 물론 제작진 모두 녹초가 됐고 심신의 피로와 시스템에 대한 불평이 쌓여 촬영이 중단되는 경우까지 벌어지고 있다는 것. 실제로 권상우는 지난달 18일 열린 영화 '차이니즈 조디악' 기자회견에 감독인 성룡과 함께 자리하기로 했다가 '야왕' 촬영이 지연돼 불참하기도 했고 13일 밤에는 자신의 팬 카페 ‘천상우상’에 "요즘은 하류가 진짜 하류가 된 거 같아요.. 연기하기도 ...음...여러가지로 스트레스.. 대본이 잘 나오길 바랄뿐이고...."라는 심경 글을 올려 네티즌 사이 많은 말을 낳기도 했다. 이에 대해 권상우 측은 작품이나 캐릭터에 대한 불만 표시가 아닌 팬들과 소통 개념 정도라고 해명했지만, 워낙 많은 말이 떠도는 지금 상황에서 이를 훌렁 넘겨버리기엔 입맛이 쓰다.

'카더라' 소식통이 상당 부분 과장되거나 왜곡될 수 있음을 감안하고서라도 '야왕'이란 드라마가 모든 톱니바퀴가 잘 맞아 굴러가는 모습이 아니란 건 분명하다. 드라마든 영화든, 모든 작업이 사람들이 모여 하는 일이다보니 이런 저런 해프닝도 빈번하고 소문도 잦은 게 사실이지만 '야왕'을 둘러싼 현 상황은 2011년의 드라마 '스파이명월' 사태를 돌이키게 만든다. 당시에도 촬영 중 내부 갈등이 악화돼 여주인공이 촬영을 접고 미국으로 도피하는 경악할 일이 있었다. 그래도 '야왕'은 누구 하나 벗어나지 않고 묵묵히(?) 촬영을 이어가고, 방송도 계속 내고 있으니 다행이라고 해줘야 할까.
그래도 아이러니하게 시청률은 잘 나온다. 1등 '마의'의 뒤를 바짝 추격하며 언제든 순위를 뒤바꿀 기세다. 후반부로 갈수록 전개의 개연성이 떨어지고, 캐릭터의 설득력이 부족하고 완성도도 눈에 띄게 하락하고 있다는 혹평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지만, '야왕'은 배우들과 스태프의 피고름을 짜내며 아슬아슬한 막판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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