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 한화 잠수함 임기영, '코끼리의 남자' 되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3.16 10: 39

"요즘 임기영이가 제일 안심되는 투수야". 
한화 김응룡 감독이 이례적으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2년차 사이드암 임기영(20)이 그 주인공이었다. 김응룡 감독은 "우리 투수들이 생각보다 허약하지 않다. 남들이 '약하다, 약하다'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그 중에서도 임기영이 특히 좋다. 요즘 가장 안심되는 투수"라고 이야기했다. 
경북고 출신 임기영은 지난 2012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18순위로 한화에 지명됐다. 고교 3학년 때 한현희(넥센)-변진수(두산)와 함께 고교 잠수함 3인방으로 명성을 떨쳤고, 한화도 큰 기대를 갖고 상위 라운드에 임기영을 지명했다. 지난해에는 1군 1경기 출전이 전부였지만 2군에서는 21경기 2승2패 평균자책점 4.03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특히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눈에 띄게 성장하며 김응룡 감독의 눈에 들었다. 김응룡 감독은 캠프 초반부터 "쓸만한 신인급 투수들이 보인다"며 임기영을 자주 거론했다. 185cm 장신에 비해 체중이 73kg밖에 나가지 않아 힘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는데 캠프에서 체중을 불리며 볼끝도 더욱 힘있게 가다듬었다.
고된 훈련으로 5kg 가량 불렸던 체중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지만 임기영의 공은 확실히 달라져있었다. 14~15일 목동 넥센전 시범경기에서 연이틀 구원으로 등판, 1이닝씩 총 2이닝을 무실점 퍼펙트로 막았다. 14일에는 7~9번 하위 타선을 상대로 탈삼진 1개 포함 공 10개로 막았고, 15일에는 무사 1루 위기에서 박병호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공 9개로 탈삼진 2개 포함 퍼펙트로 막았다. 
사이드암이지만 직구 최고 구속이 139km까지 나올 정도로 스피드와 힘이 붙었고, 볼끝 움직임이 좋아 정타를 맞히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고교 3학년 때 연마한 서클체인지업을 결정구로 갖고 있어 투스트라이크로 유리한 볼카운트에서는 삼진 능력도 뛰어나다. 한화는 선발과 구원을 막론하고 잠수함 투수 활약이 미미했기에 임기영의 급성장은 새로운 바람이다. 
임기영은 "일본 캠프 때부터 송진우 코치님과 함께 컨트롤과 밸런스를 잡는데 신경 썼다. 경기에 많이 나가면서 타자와 싸우는 법도 배우고, 점점 밸런스가 좋아지는 게 느껴진다. 실투만 줄이면 될 것 같다"며 "직구 구속도 작년보다 많이 올라와있다. 서클체인지업은 내가 가장 자신있는 공"이라는 말로 자신감을 드러냈다. 중간 계투이기 때문에 짧은 이닝에는 직구와 체인지업 투피치만으로도 효율적인 피칭이 가능하다. 
김응룡 감독은 "송진우 투수코치와 이야기를 더 해봐야겠지만 지금처럼 한다면 불펜 승리조로 써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임기영은 "작년 2군에 있을 때부터 송진우 코치님은 '맞으면서 크는 것'이라고 자주 말씀하셨다. 어느 자리든 감독님과 코치님이 맡겨주시는 대로 씩씩하게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지금 같은 페이스라면 임기영이 '코끼리의 남자'가 되는 건 시간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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