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정현석, '이종범 글러브' 받고 힘찬 날갯짓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3.16 06: 36

"이종범 코치님께 선물받았어요". 
한화 외야수 정현석(29)은 15일 목동 넥센전 시범경기를 앞두고 어린아이처럼 싱글벙글 웃어보였다. 그의 손에는 새 글러브가 있었다. 미국 '롤링스사'에서 제작된 외야수용 글러브로 고가품이었다. 아직 만들어진지 얼마 안 돼 야구공을 갖고 튀기며 길들이기에 한창이었다. 그는 이날 경기에 곧바로 글러브를 끼고 나설 만큼 들뜬 모습이었다. 대체 어떤 글러브였을까. 
정현석은 "전날(14일) 밤 이종범 코치님이 선물로 주신 것이다. 난 이종범 코치님께 선물받은 사람이다. 아무나 받을 수 있는 게 아니지 않은가"라며 기분 좋은 표정으로 자랑한 뒤 "코치님이 글러브를 주시면서 특유의 사투리로 '열심히 잘해라'고 말씀하시더라. 못 하면 다시 빼앗아 가신다고 하셨다. 글러브까지 선물로 받았는데 야구를 못하면 안 된다"고 짐짓 긴장된 표정도 드러냈다. 

그만큼 이종범 코치와 한화 팀 내에서 정현석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2년간 경찰청에서 2군 퓨처스리그를 평정하다시피하며 화려하게 제대한 그는 이제 당당히 한화의 주전 중견수이자 중심타자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일본 연습경기에서 맹타를 치며 기대를 현실로 만들어가고 있다. 
군입대 전까지 정현석은 크게 돋보이는 선수가 아니었다. 입대 전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0년 좌투수 스페셜 리스트로 명성을 높였지만 지금처럼 부동의 주전이자 중심타자가 되어 돌아올 줄은 몰랐다. 2007년 한화에 신고선수로 들어와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할 때부터 성실성과 승부욕에서 누구에도 뒤지지 않았고, 그 노력이 우리나이 서른이 된 시점에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정현석에게 가장 큰 기대는 역시 타격이다. 지난 2년간 경찰청에서 3할5푼9리의 고타율을 때렸다. 그는 "난 전형적인 장타자가 아니다. 중장거리 타구를 많이 치는 스타일이고, 홈런 때문에 스윙이 커질 일은 없을 것"이라며 "중요한 건 타점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래도 중심 타선은 타점 찬스가 많이 생길 것이고 그 찬스를 최대한 살리고 싶다"는 말로 자신의 역할을 강조했다. 
수비도 중요하다. 이좀범 코치의 글러브 선물은 외야 수비도 함께 전담하는 이종범 코치가 조금 더 좋은 수비를 보여 달라는 의미도 있다. 올해 한화의 중견수는 역할이 크다. 특히 대전구장은 펜스가 뒤로 미뤄지며 외야가 훨씬 넓어졌다. 정현석도 "외야가 확싫히 넓어지긴 넓어졌더라. 많이 달라진 느낌이 있다. 수비범위를 더 넓게 가져가야 할 것 같다"면서도 "펜스가 더욱 푹신해져서 수비하기 더 좋아졌다"고 반겼다. 과거부터 정현석은 펜스를 뚫을 정도로 강하게 부딪칠 만큼 저돌적인 선수로 유명했다. 
정현석은 "아직 주전이라고 생각은 하지 않지만 1군에서 풀타임으로 많이 뛰어야 하는 건 처음이기 때문에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하고 있다. 기술적인 것보다 결국 체력 문제가 관건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이야기했다. 그만큼 기술적으로 완성도를 자신하고 있다. '뭉치'라는 별명에서 나타나듯 힘과 체력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보여줄 게 많은 정현석에게 이종범 코치의 글러브 선물은 힘찬 날갯짓의 자극제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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