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 화려한 무대 뒤 이토록 슬픈 순간들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3.03.16 09: 13

화려한 무대 위에서 자신을 뽐내지만 그 뒤에서는 남모를 고통과 허무함에 시달린다. 완벽해 보이지만 어쩌면 제일 불완전한 이들은 자신의 치부를 가감 없이 드러내며 보는 이들에게 큰 울림을 전했다.
지난 15일 오후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땡큐’에서는 배우 차인표, 개그우먼 김미화, 발레리나 강수진,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 등이 출연했다. 이들은 어울릴 것 같지 않지만 무대라는 공통점으로 모여 힐링을 위한 제주도 여행을 떠났다.
이날 방송에서 김미화는 약 3년 간 방송 출연이 어려워지면서 겪게 된 시련과 고통에 대해 털어놨다. 김미화는 과거 KBS와의 불화설로 한동안 브라운관에 얼굴을 비치지 못하다 최근 KBS 2TV '개그콘서트’ 특집에 출연했다. 이에 대해 그 “3년 동안 방송에 나오지 못할 때 정말 힘들었다”며 다시 무대에 서게 된 기쁨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 김미화는 “의지와 상관없이 좌파로 불렸다”고 고백했다. 그는 “시사를 위해 코미디를 한 것이 아니라 코미디를 위해 시사를 했다”며 자신도 모르는 사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큰 일에 휘말리게 된 사연을 진솔하게 풀어내 눈길을 끌었다.
김미화는 개그우먼으로서의 아픔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는 과거 ‘쓰리랑부부’로 활약할 시절, 배 속의 아이를 잃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 주라도 방송을 쉴 수는 없었기에 결국 전화 연결로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이에 대해 김미화는 “아이를 잃은 슬픔에 울다가 갑자기 큐 사인이 떨어지면 아무렇지 않게 코미디 연기에 돌입해야 했다”며 밝은 무대 뒤 숨은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코미디언으로서의 삶을 돌아봤다. 
김미화와 함께 이날 가장 두드러진 모습을 보여줬던 이는 지드래곤이었다. 지드래곤은 평소 예능 프로그램에서의 노출이 거의 없었기에 이번 출연은 방송 전부터 많은 화제를 모았다.
지드래곤은 이날 시청자들에게 A부터 Z까지 모두 솔직하게 보였다. 재작년에 있었던 대마초 사건부터 거만함에 빠졌던 과거, 어린 시절의 추억까지 편안한 누나, 형들에게 이야기하듯 진솔하게 이야기했다. 그는 “연애 할 때는 너무 좋은데 제가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지 못 하고 시간을 뺏기는 것 같다”며 “가정이 있으면 안정적으로 일과 사랑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해 빨리 결혼하고픈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또 그는 “어려서 무슨 일을 했을 때 분에 넘치는 성공을 하면 실감이 안 난다”며 “어느 순간 저도 모르게 인기에 무뎌졌다. 허무감이 왔고 꿈이 없어진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지드래곤은 “다 부질없고 감사하다는 생각을 못 하게 됐다. 내가 제일 잘났다고 생각했다”며 어리석었던 자신의 과거에 대해 회상했다.
이날 지드래곤은 재작년에 있었던 대마초 사건에 대해 처음으로 심경을 고백했다. 그는  “재작년에 사건이 있어서 방송 출연을 못 하고, 해바라기 같던 팬 분들의 마음이 돌아섰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 일 이후 눈물을 많이 흘렸다.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전하면서 “그 일 이후 제 자신을 낮추게 됐다. 요즘 가족들과 함께 살며 가족에 대해서도 다시 돌아보게 됐다”며 위기를 통해 얻게 된 깨달음에 대해 밝혔다.
대중은 이들이 무대 위에 섰을 때의 모습만을 기억한다. 화려한 조명 아래 모든 이들이 그의 몸짓만을 바라보고 환호한다. 그러나 이토록 화려한 무대 뒤에는 남모를 외로움과 허탈감들이 숨어있었다. 이들은 말하지 않으면 누구도 몰라 줄 아픔을 간직하고 있었다.
스타들의 진심어린 자기 고백은 본인 뿐 아니라 시청자들의 마음을 치유했다.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고 공감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진한 울림을 선사하며 금요일 밤을 훈훈하게 물들였다.
mewolong@osen.co.kr
'땡큐'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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