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드래곤, 대마초 파문에 등 돌린 사람은?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3.03.16 09: 17

[OSEN=윤가이의 어저께TV] 빅뱅의 지드래곤이 연예계, 아니 인생의 대선배들을 향해 끊임없는 질문을 던졌다. 시련을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결혼이란 어떤 건지, 같은 연예인 부부의 결혼은 어떤지... 올해로 스물여섯, 지난 2006년 그룹 빅뱅으로 데뷔한지 8년차, 아이돌에겐 고민도, 질문도 많았다.
어저께(15일) 방송된 SBS '땡큐'에는 동양인 최초로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수석 발레리나가 된 강수진과 30년을 개그우먼으로 살아온 김미화, 그리고 정상의 아이돌그룹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이 출연했다. 도무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 이 세 사람의 만남은 기대 이상으로 온화했다. 오랜 시간 타향살이 탓에 고국의 연예인을 잘 모르는 강수진도 워낙 유명한 김미화와 지드래곤에 대해서만큼은 어렴풋 알고 있었다. 또 지드래곤은 워낙 나이차도, 연차도 많은 대선배 강수진과 김미화, 그리고 MC 차인표를 향한 존경과 호기심을 안고 여행에 합류했다.
호칭 정리부터가 어색한 세 사람의 만남, 거기서 지드래곤은 낯가림을 깨고 누님, 형님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실제로 엄마뻘인 강수진과 김미화에게 무한 존경과 동시에 아들 같은 애교를 발사하며 거리를 좁혔다. 처음 만난 제주의 아쿠아리움에서 "어머니가 말씀하셨는데 어디 갈 땐 빈손으로 가는 게 아니라 하더라"며 세 사람에게 귀여운 인형들을 선물했다.

'땡큐'는 지드래곤에게 또 다른 의미의 무대였다. 화려한 조명과 불같은 함성에 가려 미처 드러낼 수 없던 속내를 터뜨렸다. 재작년 대마초 파문을 겪으며 처음으로 마주한 좌절의 기억, 가수로서 연예인으로서 인생의 구상, 또 연애는 어떻게 할지, 결혼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같은 굵직한 사연과 고민들이 이어졌다. 화려하고 높은 무대를 내려온 그는 이제 갓 스물여섯 나이의 꿈 많고 생각 많은 평범한 청년이 됐다. 대자연 위에, 대선배들을 앞에 둔 무대에서 지드래곤은 또래들이 갖는 평범한 고민부터 연예인으로서 톱 아이돌의 위치에서 떠안고 있는 과제들까지 담담하게 풀어놨다.
이날 그는 "연애 할 때는 너무 좋은데 제가 좋아하는 일에 집중하지 못 하고 시간을 뺏기는 것 같다. 가정이 있으면 안정적으로 일과 사랑에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라며 MC 차인표에게 결혼의 장점을 물었다. 또 "재작년에 사건이 있어서 방송 출연을 못 하고, 해바라기 같던 팬 분들의 마음이 돌아섰었다. 그 일 이후 눈물을 많이 흘렸다.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한 번의 실수로 얻게 된 새로운 깨달음을 고백하기도. 이밖에도 "어린 나이에 분에 넘치는 성공을 하면 실감이 안 나는 것 같다. 어느 순간 저도 모르게 인기에 무뎌졌다. 허무감이 왔고 꿈이 없어진 느낌이었다"며 "다 부질없고 감사하다는 생각을 못 하게 됐다. 내가 제일 잘났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며 큰 성공과 인기 뒤에 가렸던 남모를 속병도 털어놨다.
후배 지드래곤의 고민과 질문을 마주한 강수진 김미화 차인표는 깊은 공감을 나타내며 뜨겁게 소통했다. 그들은 이미 겪어온 인생의 고개를 이제 막 넘고 있는 지드래곤에게 위로의 말과 따뜻한 충고를 전했다. 지드래곤에게 이번 여행은 큰 힐링이 되는 정말 '땡큐'한 무대가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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