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임에도 1루쪽 내야를 가득 메운 SK 팬들의 눈도장을 받을 만한 투구였다. SK의 새 외국인 선수 크리스 세든(30)이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올 시즌 기대치를 높였다.
세든은 16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시범경기 SK와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5이닝 2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당초 이만수 SK 감독이 설정한 ‘투구수 80개, 6회’에 근접하는 내용이었다. 12일 광주 KIA전에서 먼저 선을 보인 동료 조조 레이예스(29)에 뒤지지 않았다.
오키나와 캠프 당시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을 선보였으나 한국의 스트라이크존과 마운드 환경 적응에 다소 애를 먹었던 세든이었다. 그러나 이날은 그런 모습이 없었다. 최고 구속 144㎞의 각이 큰 직구는 우타자 기준 몸쪽으로 날카롭게 파고 들었다. 김태완 김태균 최진행 등 한화의 장타자들을 맞아 효율적으로 먹히며 경기를 순조롭게 풀어나갔다.

1회를 삼자범퇴로 막은 세든은 2회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1실점했다. 1사 후 최진행의 타구가 좌익수와 파울라인 선상 사이로 떴다. 좌익수 이명기가 다이빙캐피를 시도했으나 이를 빠뜨리며 최진행이 3루까지 갔다. 세든은 정현석을 유격수 땅볼로 잡았으나 이여상에게 우전 적시타를 허용하고 첫 실점했다. 이명기의 수비가 조금 아쉬웠다.
그러나 동료들이 2회말 곧바로 5점을 뽑으며 세든의 어깨를 가볍게 했고 세든은 3회부터 5회까지 무결점 투구를 선보였다. 2회 1사 후 이학준이 박진만의 실책으로 출루한 것, 그리고 5회 2사에서 정범호에게 볼넷을 내준 것이 출루의 전부였다.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적절하게 섞은 세든은 5회까지 74개의 공을 던졌고 6회부터 임치영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skullboy@osen.co.kr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