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4번타자 박병호(27)가 조금씩 타격감을 올리고 있다.
박병호는 1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범경기에서 0-0으로 맞선 4회 1사 후 삼성 선발 백정현을 상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박병호는 지난 15일 목동 한화전에서 1회 결승 투런포를 쏘아올리며 시범경기 첫 안타를 홈런으로 신고했다. 이어 16일 시범경기 두 번째 안타도 홈런으로 터뜨리며 장타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이날 넥센은 박병호의 홈런과 박동원으로 홈런으로 2-0으로 앞섰으나 5회에만 7실점하며 역전패를 당했다. 시범경기 3패 모두 역전패였기에 더욱 뼈아팠던 패배 속에서 그나마 박병호가 팀의 위안이 됐다.
쉬운 안타는 아니었다. 박병호는 지난 9일 시범경기 개막 후 계속해서 4번타자로 나왔으나 4경기 연속 무안타를 기록하며 10타수 무안타에 머물렀다. 연습경기 4할대 맹타는 없어진 듯했다.
그러나 박병호는 전혀 초조해하거나 불안해하는 기색이 없었다. 오히려 여유가 넘쳤다. 염경엽 넥센 감독 역시 16일 경기 전 "병호는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 이제 스스로 어떻게 관리하고 어떻게 슬럼프를 넘길지 알고 있을 것이라고 믿는 타자"라며 박병호를 격려했다.
염 감독은 "오히려 지금 한 번 슬럼프를 겪는 게 시즌을 위해서는 더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위기가 왔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먼저 겪고 시즌에 들어가는 것이 본인 스스로를 위해서도 좋다는 의미다. 박병호는 4경기 동안 안타가 없을 때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 '무신경 요법'으로 슬럼프를 넘겼다.
박병호는 감독 뿐 아니라 팀 전체의 4번타자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키며 이틀 연속 홈런쇼를 펼쳤다. 남은 것은 이 타격감을 정규 시즌까지 가져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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