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러스는 한국 안방극장에 안착할 수 있을까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3.03.17 07: 44

소재 고갈 지상파에 수혈 기대 
OCN '더 바이러스'와 JTBC '세계의 끝'이 연이어 안방극장에 상륙하면서, '대박'을 터뜨리지 못하고 있는 지상파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첩보물, 로맨틱코미디, 멜로, 사극, 복수극 등을 선보이고 있지만 흥행과 완성도 모두 잡은 드라마는 최근 나타나지 못하고 있는 상태. 전염병이라는 이색 소재를 한국적으로 버무린 새 드라마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 눈길을 모으는 대목이다.

지난 1일 시작한 '더 바이러스'는 서울 한복판에서 희생자가 급격히 늘어가는 바이러스를 다룬 내용으로, 이미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조류독감에 치사율 100% 변종 바이러스를 곁들여 시선을 잡아끌고 있다. '세계의 끝'은 침몰한 원양어선에서 탈출한 남성로 인해 서울에 퍼지기 시작한 M바이러스를 다루고 있다. 이 역시 치사율 100%의 변종 바이러스다.
분위기는 다소 다르다. '더 바이러스'는 질병을 퍼뜨린 음모와 사건의 배후로 궁금증을 높이고 있는 반면, '세계의 끝'은 질병 그 자체와 역학조사원의 직업세계에 비중을 뒀다.
'더 바이러스'는 특수감염병 위기대책반장으로 엄기준을 내세워 전염병 추적과 수사에 방점을 찍었으며, '세계의 끝'은 질병관리본부 역학조사 과장으로 윤제문을 내세워 보다 더 과학적인 전염병 추적을 그려내고 있다. 이들 주인공은 모두 무뚝뚝한 성격에 개인적인 아픔을 곁들인, 워커홀릭 캐릭터다.
자신은 증상이 없으면서 병을 퍼뜨리고 다니는 숙주의 등장으로 긴장감을 높인 점은 비슷하다. 특히 '세계의 끝'은 장티푸스 메리라고 불리는 숙주의 심리에도 집중했다.
'더 바이러스'는 그동안 위기대책반이 군중 속을 활보하는 바이러스 숙주 한 사람을 추적하는데 비중을 뒀다면, 4화부터는 치명적 바이러스를 둘러싼 단서들이 하나씩 합쳐지며 양파 껍질 벗기듯 끝없는 미스터리를 선보이게 될 예정이다. '세계의 끝'은 숙주가 자신이 숙주인 것을 알면서도 도망다니기 시작하면서 갈등을 예고했다.
'세계의 끝'의 연출을 맡은 안판석 감독은 "바이러스가 퍼지고 어떤 일이 벌어질 거라는 생각을 하면 얘기 진행방식이 대충 비슷한 범주에 있는 것 같다. ‘언브레이크’나 ‘컨테이젼’도 모두 그 범주에 있다. 그 속에서 바이러스가 시작되고 전염돼 퍼지고 벌어지는 모습들은 유사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이 드라마에서 표현하고 싶은 점은 바로 모든 인간이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더 바이러스'의 최영수 감독은 "바이러스라는 소재는 재난물의 성격을 띤 기존의 영화가 많았는데, 우리는 바이러스를 소재로 하되 공포스러움 뿐만 아니라 추리물로서의 극성을 띤 드라마로 기획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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