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불펜 투수들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넥센은 이번 시범경기에서 16일 기준 3승3패를 기록하고 있다. 5할을 유지하는 보통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넥센에 드리운 먹구름이 유독 짙은 것은 3패가 모두 뼈아픈 역전패였기 때문이다.
넥센은 10일 창원 NC전에서 타선이 2점을 먼저 뽑고 브랜든 나이트가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으나 김상수(3실점), 이보근(1실점), 박성훈(3실점)이 역전을 허용하며 4-7로 패했다. 14일 목동 한화전에서도 1점을 먼저 내고 김상수(1실점), 조상우(2실점)의 난조로 2-3으로 졌다.

14일 경기에서 패한 뒤 염경엽 넥센 감독은 투수진에게 일침을 가하기 위해 이날 2이닝 5볼넷 1실점을 기록한 김상수를 2군으로 바로 내려보냈다. 염 감독은 "전력을 던지다 맞으면 다음이 있지만 도망가는 피칭은 다음이 없다"며 투수진의 자각을 당부했다.
그러나 효과는 아직 없었다. 16일 대구 삼성전에서 넥센은 2점을 먼저 뽑았지만 5회 이보근이 한 이닝에 무려 6피안타 2볼넷 7실점을 허용하며 팀의 역전패를 자초했다. 염 감독은 경기 후 "불펜투수가 하지 말아야 할 가장 나쁜 모습을 이보근이 보여줬다. 적극적인 승부를 하지 못했다"고 질책했다.
평소 선수들에게 당당함을 주문하며 기를 북돋아주는 말을 많이 하는 염 감독이 따끔한 말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이 두 선수가 이번 겨울 발전된 대표적인 선수들로 꼽혔고 또 올해 넥센의 불펜을 책임져야 할 주축 투수들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이보근은 염 감독이 팀의 든든한 셋업맨 4명 중 1명으로 누누이 꼽아왔다.
박성훈, 이보근, 김상수는 넥센에서 이미 7년차를 훌쩍 넘긴 중견 투수진에 속한다. 이제는 어린 투수진을 이끌며 팀의 마운드를 책임져야 할 중견 투수들이 나아지기보다 오히려 퇴보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팀에 큰 피해일 수밖에 없다. 염 감독이 선수들의 사기 저하에 대한 우려를 무릅쓰고 쓴 소리를 했던 이유다.
불펜 투수진의 집단 부진에 단 하나 희망이 있다면 지금은 시범경기라는 것이다. 아직 시즌은 시작되지 않았다. 시즌을 앞두고 시범경기에서 시린 예비고사를 치른 불펜 투수들이 시즌에 들어가기 전 해답을 알아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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