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의 스리백, 보완점 남긴 절반의 성공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03.17 07: 29

주전 중앙 수비수 2명이 빠진 전북 현대가 궁여지책으로 스리백을 가동했지만 보완점을 남긴 채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다.
전북은 지난 16일 오후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경남과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3라운드 원정 경기서 전반 16분 케빈의 선제골로 앞서갔으나 후반 1분 이재안에게 일격을 맞아 1-1로 비겼다.
주전 중앙 수비수 둘이 모두 빠졌다. '기둥' 정인환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경미한 부상을 입은 터라 보호차원에서 원정길에 오르지 않았고, 임유환은 2경기 출정 정지를 당해 결장했다.

궁여지책으로 스리백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것도 아주 공격적이었다. 김상식 윌킨슨 권경원을 스리백으로 두고 좌우측의 박원재와 전광환의 활발한 오버래핑을 통해 전방의 이동국과 케빈을 겨냥했다.
결과는 보완점을 남긴 채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다. 공격적인 스리백을 가동한 전북은 전반 초반부터 측면에서 활기를 띠며 활로를 개척했다. 그리고 전반 15분 상대 수비수 정다훤이 걷어낸 공이 굴절되며 골문 안으로 향한 것을 문전으로 쇄도하던 케빈이 가볍게 밀어넣으며 기선을 제압했다.
적어도 전반까지는 파비오 감독대행의 스리백 카드가 성공적이라 평가할 만했다. 경남의 볼 점유율이 높았지만 6개의 슈팅 중 단 1개도 골문 안으로 보내지 못했다. 도리어 간간이 펼치는 전북의 역습 한 방이 위력적이었다.
하지만 후반 시작과 동시에 전북의 스리백은 급격히 무너졌다. 후반 1분이 채 되기도 전에 조재철의 스루 패스를 받은 이재안에게 동점골을 얻어맞았다. 윌킨슨의 헤딩 클리어는 완벽하지 않았고, 김상식과 권경언도 잘못된 위치 선정으로 이재안을 놓쳤다. 정인환 임유환의 공백이 여실히 드러난 순간이었다.
수비라인은 조직력으로 먹고 산다. 설사 개인 기량이 떨어지더라도 톱니바퀴처럼 돌아가는 수비 조직력이라면 날카로운 창이 날라와도 막아낼 수 있는 힘을 발휘한다. 이런 면에서 이날 전북의 스리백은 분명 보완점을 남겼다.
리그와 ACL 등을 병행해야 하는 전북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전북은 지난 시즌 서울에 밀려 아쉽게 리그 우승을 놓쳐 올 시즌 설욕을 꿈꾸고 있다. 또 ACL 조별리그와 FA컵도 치러야 한다. 오프시즌 동안 질적 양적으로 전력 보강에 박차를 가했던 이유였다.
관건은 하모니다. 주전과 백업 중 어떤 선수가 들어오더라도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앞서 정인환과 임유환을 통해 경험했듯 언제 어느 경기에서 부상자가 발생하고 징계를 받게 될 지 모르는 게 스포츠고 축구다.
원대한 꿈을 꾸고 있는 전북이 스리백 실험을 통해 실로 중요한 과제를 찾아냈다. 빨리 찾아냈다는 것이 중요하다. 승점 1점 이상의 값진 결실이다.
dolyng@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