퀸스 파크 레인저스(QPR)는 비록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지만 박지성(32)은 올 시즌 4호 도움(컵대회 포함)이자 리그 3호 도움을 기록하며 변함없는 활약을 펼쳤다.
박지성은 17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영국 빌라 파크서 열린 아스톤 빌라와 2012-2013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원정 경기서 선발 출격해 87분간 활약했다.
1-2로 지고 있던 후반 28분에는 안드로스 타운센드의 천금같은 동점골을 어시스트하며 또 한 번 영웅으로 떠오르는 듯했다. 최근 3경기 연속 선발 출전에 2개의 도움을 기록했고, QPR도 3경기 연속 무패행진을 눈앞에 두며 개인이나 팀이나 완연한 상승 궤도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QPR은 수비진의 뒷심 부족으로 후반 막판 크리스티안 벤테케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아쉽게 승점 획득에 실패했다.

강등권 탈출을 위한 단두대 매치였기에 더욱 아쉬운 패배였다. 상대는 잔류 마지노선에 위치한 17위 아스톤 빌라였고, 시즌 첫 2연승을 기록했던 QPR은 강등권 탈출에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이날 승리했다면 승점 1점 차로 바짝 추격할 수 있었다.
비록 승점을 챙기지 못했지만 박지성의 활약은 눈부셨다. 앞서 사우스햄튼전서 결승골을 도우며 승점 3점을 안겼던 박지성은 지난 10일 안방에서 열린 선덜랜드전서도 풀타임을 소화하며 3-1 역전승에 일조했다.
그리고 이날도 상승 기류를 타고 있던 탓인지 몸놀림이 가벼웠다. 후반 43분 제이미 마키와 바통을 터치하기 전까지 전매특허인 왕성한 활동량을 선보였다. 동료에게 기회를 제공해주는 한편 흐름을 읽고 한 발 앞서 상대의 공격을 차단하는 노련미도 보여줬다.
위기의 순간 박지성의 존재는 더욱 유감없이 발휘됐다. 아스톤 빌라가 2-1로 앞서는 역전골을 터트린 뒤 파상 공세를 퍼부었다. 패배의 그림자는 더욱 짙게 드리워졌고, 아스톤 빌라의 홈팬들은 더욱 열광적인 응원을 보내며 QPR을 주눅이 들게 만들었다.
하지만 산전수전을 다 경험한 박지성의 발끝은 도리어 위기의 순간 번뜩였다. 후반 28분 페널티 박스 안에서 정확히 공을 컨트롤한 뒤 안드로스 타운센드에게 지체없이 왼발로 연결, 아스톤 빌라의 골망을 시원스레 가르는 타운센드의 왼발 중거리 슈팅을 도왔다. 박지성의 이타적인 플레이가 돋보인 순간이었다.
비록 후반 막판 수비 집중력 부족으로 무릎을 꿇어야 했으나 그간 부상과 전술적인 이유로 중용되지 못했던 박지성의 연속된 활약은 개인적으로나 팀으로나 한 줄기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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