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선발 체질’"…노경은, WBC 후유증 없었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3.17 06: 42

비록 시범경기였으나 팀의 걱정이 기우였음을 알려주는 투구였다.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 계투로 출장했으나 아쉬움을 비췄던 노경은(29, 두산 베어스)이 다시 자신이 선발 체질임을 증명했다.
노경은은 지난 16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시범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5이닝 동안 1피안타(탈삼진 2개, 사사구 2개) 무실점으로 호투한 뒤 2-0으로 앞선 6회말 마운드를 이혜천에게 넘겼다. 전광판에 계측된 최고 구속은 151km이었으며 KIA 구단이 측정한 최고 구속은 149km. 결정구종인 직구-스플리터의 조화가 뛰어났고 그만큼 WBC에서의 후유증은 없음을 보여준 노경은이다.
1회말 1사 후 김주찬을 중전 안타로 출루시킨 노경은은 김주찬의 2루 도루에 이어 김원섭이 볼넷으로 출루하며 1,2루 실점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이범호의 당겨친 타구가 3루수 허경민 앞으로 흐르는 병살타가 되며 첫 위기를 순조롭게 넘겼다.

2~4회를 삼자범퇴 릴레이로 마치며 안정적인 경기를 펼치던 노경은은 5회말 1사 후 김상현을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그러나 안치홍의 정면 땅볼을 재빨리 잡아 병살로 연결하며 5이닝 무실점투로 이날 임무를 마친 노경은이다. 지난 시즌을 셋업맨으로 시작했으나 승계 주자 출루 상황에서 등판한다는 데 부담을 느꼈던 노경은은 지난해 6월서부터 선발로 등판했고 이는 지난 시즌 12승 6패 7홀드 평균자책점 2.53(2위)의 호성적으로 이어졌다.
팀에서 우려하던 부분은 WBC 참가에 따른 오버페이스로 인한 시즌 중 체력 저하 및 과부하 여부. 그러나 노경은은 “나는 빛을 못 보던 때도 많은 공을 던지던 투수다. 전지훈련에 앞서 미리 몸을 만들고 보여주기 위해 더 많은 공을 던져야 했다. 지금은 그래도 그렇게 공을 일찍 던지는 것이 관심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감사할 따름”이라며 의연함을 보여주고 있다. 그를 가장 잘 아는 지도자인 김진욱 감독은 “불펜 투구 때도 힘이 넘쳐나더라”라며 올 시즌에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지난 시즌을 치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만약 다음 시즌을 계속 슬럼프로 보내더라도 5~6승 이상은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제 공에 대한 자신감을 찾았던 지난 시즌이었습니다. 지난해보다는 더 많은 승리, 더 좋은 성적을 올리고 싶어요”.
김승회(롯데)의 이적과 이용찬의 팔꿈치 수술, 외국인 투수 한 자리의 공백으로 두산은 아직 선발진이 완비되지 못했다. 그 가운데 노경은이 WBC에서의 실패를 딛고 다시 선발로 쾌투를 보여줬다는 점은 팀에 커다란 위안거리가 아닐 수 없다. 다시 자신에게 익숙한 선발 보직으로 돌아온 노경은은 2013시즌 어떤 성적을 올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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