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퍼즐 조각 하나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 형국이다. SK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만수(55) SK 감독이 의외의 한 수를 꺼내들었다. 바로 ‘4번 타자’ 최정(26) 퍼즐이다.
SK는 지난해 4번 타자였던 이호준이 FA를 통해 NC로 이적하며 4번 자리가 비었다. 이에 이만수(55) SK 감독은 무한경쟁을 선언했다. 전지훈련부터 시범경기까지 이어지는 과정에서 여러 선수들을 실험한 뒤 가장 좋은 방안을 택하겠다는 구상이었다. 그러나 타선의 핵심인 4번을 새로 찾기는 역시 쉽지 않은 일이었다.
전지훈련 당시 SK의 4번 자리는 안치용 박정권 조성우 한동민이 나눠 가졌다. 고르게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딱히 튀는 퍼즐이 없었다. 이만수(55) SK 감독도 오키나와 캠프를 결산하는 자리에서 “4번 타자감을 못 찾았다. 다 고만고만하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이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기존 선수들은 물론 김경근 등 2군에 있는 선수들도 기용해 보겠다”라고 했지만 정규시즌이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까지 적임자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1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는 새로운 4번 타자 후보가 등장했다. 다름 아닌 팀의 간판타자 최정이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차출로 잠시 소속팀을 비웠던 최정은 복귀전에서 4번의 중책을 맡았다. 워낙 4번 후보가 없는 상황에서의 고육지책인 측면도 있지만 이 감독은 ‘4번 최정’의 시나리오를 배제하지는 않았다.
최정은 SK의 붙박이 3번이었다. 이 감독도 최정이 3번을 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그림이라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팀 상황이 달라졌다. 이 감독은 최근 부진했던 4번 후보들을 1군 엔트리에서 지우고 있다. 김경근에 이어 이날(17일) 안치용까지 2군으로 내려 보냈다. “2군에서 최대한 많은 경기를 뛰라고 했다. 다만 당분간은 올라오기 어렵지 않겠느냐”라는 것이 이 감독의 설명이다.
‘4번 타자 최정’은 이런 상황이 만들어냈다. 그러나 실험이 계속될 가능성도 있다. 이 감독은 “고정이라는 것은 없다”며 “팀 사정에 따라 선수들의 자리는 유동적으로 바뀔 수 있다”라고 말했다. 최정은 지난해 130경기에 나가 타율 3할과 26홈런, 84타점을 기록했다. 중장거리 타자를 4번으로 선호하는 이 감독의 입맛에 딱 맞는 스타일임은 분명하다. 반대로 생각하면 최정의 4번 배치는 SK의 4번 구인난이 얼마나 심각한지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적 지표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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