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힙합PD' 시로스카이 "내 음악은 따뜻한 테라피"[인터뷰]
OSEN 황미현 기자
발행 2013.03.17 08: 24

당찬 여성 힙합 프로듀서가 등장했다. 올해 26살인 시로스카이의 음악은 여성 특유의 감각과 섬세함이 녹아있다.
지난 2010년 첫 앨범을 발매한 시로스카이는 MC스나이퍼가 대표로 있는 스나이퍼사운드의 여성 신예다. 그는 위로와 휴식의 음악관을 추구하며 한 걸음 한 걸음 힙합 프로듀서로 입문했다.
시로스카이는 이미 자신의 확고한 영역을 다졌다. 유명 미국 아티스트인 Philip clark이 선정한 주목해야 할 믹스테입으로 시로스카이를 언급했고, 해외 유명 힙합 커뮤니티 '더 워드 이즈 본즈(The  word is bond's)에서 2012년 전문가가 뽑은 최고의 앨범 후보로도 거론됐다.

그런 그가 지난 11일 새 앨범 '프롬 어스('From Earth)'를 발표했다. 이번 앨범은 시로스카이의 프로듀싱에 일리닛, 차여울, 어글리픽쳐, Jolly V를 비롯한 많은 뮤지션들이 피쳐링으로 참여한 완성도 높은 음반이다.
시로스카이는 최근 서울 가로수길에서 기자를 만나 "본격적으로 나의 이름을 알리는 순간이다. 정말 떨린다"고 밝혔다. 힙합 프로듀서 답게 그의 목에는 커다란 헤드폰이 걸려있었다.
"2010년에 앨범을 발매하고 이번이 두 번째에요. 스나이퍼사운드에 와서는 처음이죠. 힙합 프로듀서 중에 여성은 별로 없는데, 제가 터전을 마련할 각오로 열심히 하려고 해요. 힙합 프로듀서는 연기자인 아버지 덕에 자연스럽게 접했어요. 아버지가 윤성국이라는 단역 배우세요. 자연스럽게 어렸을 때부터 대중매체를 많이 접했고, 현진영 등 힙합 가수들을 좋아했죠. 초등학교 5~6학년 때부터 랩 가사를 썼어요."
시로스카이의 음악은 힙합임에도 따뜻하다. 그는 자신의 음악을 '테라피'라고 불렀다. 따뜻한 힙합 음악을 하고 싶단다.
"힙합이면 대부분 '스웨거' 이럴 것 같죠? 하하. 그런 사회 불만적인 것을 저도 좋아하긴 하지만 전 그런류 보다는 부드럽고 섬세한 힙합을 좋아해요. 들었을 때 따뜻한 느낌이요. 멜로우 힙합, 재즈 힙합이 저의 주된 장르죠."
시로스카이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인지도가 있다. 그가 만든 앨범 '어댑테이션(Adaptation)'을 무료배포하고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그의 음악을 본 해외 관계자들이 그에게 직접 연락을 취해왔다.
 
"유튜브를 통해 제 음악을 접하고 함께 작업하고 싶다고 하신 해외 관계자 분들이 꽤 계세요. 영어를 잘 하지는 못하지만 이모티콘 등 갖가지를 통해 소통했고 그들은 곧 제 음악으로 데뷔를 앞두고 있어요."
따뜻한 감성의 힙합 뮤지션으로 유명한 MC스나이퍼가 시로스카이에게 많은 관심을 줬다는 사실도 궁금했다.
"MC스나이퍼 대표님이 아버지처럼 대해주세요. 앨범에 관해서 조언을 많이 해줬어요. 아무래도 세세한 부분은 프로듀서의 영역이어서 터치 안했지만 존재만으로 큰 힘이 됐죠. 후발적인 부분에서 내가 힘들 때 격려를 해주고 전반적인 분위기에 많은 도움을 주셨어요."
시로스카이의 전공은 정치외교학. 어릴 적부터 힙합을 좋아했던 그는 안정적인 직업을 바라는 집안의 권유 때문에 정치 외교학을 전공했지만, 음악의 강한 끌림을 거부할 수 없던 시로스카이는 과감히 음악을 선택했다.
"대학교 2학년때 부터 본격적으로 음악을 시작했어요. 제가 그때라도 시작 하지 않으면 후회가 될 것 같았어요. 못해서 죽을바에야 굶어 죽자는 생각을 했죠. 정치외교학 전공이긴 하지만 도움이 아주 안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사회 현상에 대해 많이 만들고 고발형태의 음악도 할 수 있으니까 더 좋은 것 같아요."
"제가 떨리고 내가 잘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지만, 더 열심히 방법밖에는 없는 것 같아요. 진부하긴 하지만 사람들이 알아줄 때까지 열심히 하자는 것이 제 목표에요."
goodhmh@osen.co.kr
스나이퍼사운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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