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호동, 예전만 못하다고 누가 그래?!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3.03.17 08: 41

[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컴백한 강호동을 두고 이런저런 말들이 많았다. '카리스마가 예전만 못하다' '오래 쉬더니 예능 감각이 떨어진다' '소극적으로 변했다' 등 부정적인 견해들이 쏟아지던 참이다. 유재석과 함께 국민MC 쌍두마차로 활약하던 시절에는 구경도 못했던 비난들이 강호동을 향했다. 왜? 그가 MC를 맡은 프로들의 초반 시청률이 저조하자 모든 걸 강호동 탓으로 질타한 때문이다.
사실 강호동 MC 컴백에 대한 기대를 부풀린 것도 언론이고 조금의 빈틈이 보이자 때를 만난 듯 들쑤신 것도 언론이다. 늘기삿거리를 찾아 움직여야하는 연예기자들의 속성상 글을 쓰는 기자도 이 점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강호동의 경우에 대해선 언론의 여론몰이가 너무 일방적인 마녀사냥 식으로 진행되는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강했다.
이같은 판단의 근거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어느 누구건 예능프로를 맡자마자 첫 방송부터 두 자릿수 시청률을 담보하는 MC란 존재하지 않는다. 전성기의 신동엽, 강호동이나 지금 '유느님'으로 불리는 유재석도 마찬가지다. 또 야구와 마찬가지로 100% 출루를 보장하는 10할 타율은 있을 수 없으며 3할 이상만 쳐도 특급 MC고 5할대면 말 그대로 국민MC급에 속한다.

둘째, 강호동이 잠정 은퇴를 선언하던 당시와 복귀 무렵의 예능 환경이 크게 바뀌었다. 2000년대 초반 MBC '무한도전'이 토요일마다 전국 시청률 30%를 넘나들고 KBS 2TV '1박2일'이 일요일 순간 시청률 최고 50%에 근접하는 신화를 쓰던 건 벌써 옛 말이다.
전체적인 TV 예능프로의 시청률이 급강하 하는 게 요즘 추세로 현재 일요일 예능 선두를 달리는 SBS '일요일이 좋다'의 평균 시청률은 10% 중후반대에 머물고 있다. 강호동 한 명이 복귀했다고 이런 방송 분위기가 한순간에 바뀔리는 만무하다.     
강호동이 1년간의 잠행을 마치고 시청자들 곁으로 돌아온 후 맡은 프로는 모두 3개였다. KBS, MBC, SBS 지상파 3개 TV에 공평하게 하나씩 출연했다. 컴백전에 그가 이끌었던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과 독한 토크쇼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 그리고 첫 시도인 북토크쇼 KBS 2TV ‘달빛프린스’까지.
언론은 '무릎팍 도사'와 '스타킹'이 예전 전성기 시청률에 못미친다고, 처음 진행하는 '달빛 프린스'가 시청자에게 좋은 책을 권하는 착한 예능이었음에도 처음부터 두자릿수 시청률이 안나왔다며 흠집 내기에 나섰다. 특히 강호동의 순발력과 리액션이 돋보였던 '달빛 프린스'는 실제 방송을 보고 이런 비난을 하는건지 고개를 젓게 만드는 억지 기사, 또 이를 보고 따라쓰는 기사들도 상당수에 달했다.
이렇게 시청률이 예능 MC를 판단하는 제 1의 기준이라면 강호동은 완벽하게 부활한 셈이다. '무릎팍 도사'는 올 봄들어 2주연속 수요일 예능 1위를 달리며 예전의 인기를 완전히 회복했고 '스타킹'은 그보다 한 걸음 먼저 정상 궤도에 올랐기 때문. '달빛 프린스'의 조기 종영이 아쉽지만 이는 KBS의 섣부른 판단을 탓할 수밖에 없다.
유재석의 '무한도전'과 '런닝맨'이 지금의 위치에 오르기까지는 2~3년여의 긴 세월이 필요했고 이는 강호동의 '1박2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달빛 프린스'는 걸음마도 떼어보기 전에 프로가 폐지되고 말았으니 평가하고 자시고 할 틈조차 없었다.
 시청률 조사기관 TNmS에 따르면 16일 '스타킹'의 전국시청률은 13.3% 로 2주 연속 시청률이 오르며(3월 9일 0.8%p 상승, 3월 16일 0.9%p  상승), 동 시간대 시청률 1위인 MBC '무한도전'과의 시청률 차이를 1.4%p까지 좁혔다. 강호동이 떠난 후 '스타킹'은 한때 SBS 토요일 예능의 천덕꾸러기로 고전을 면치못했다. 그가 제 자리로 돌아온 뒤로 '스타킹'은 이미 몇 차례 '무한도전'을 제치는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스타킹'은 다양한 구성의 제각각 패널진이 십수명인데다 개성 만점 출연자들이 매회 얼굴을 바꿔 등장한다. 어지간한 MC로서는 통제가 불가능할 프로다. 여기서 강호동의 카리스마가 위력을 발휘한다. 큰 소리로 함께 떠들고 웃으며 뒹구는 강호동표 강력한 리딩 아래서 '스타킹'은 제 멋과 맛을 한껏 드러내는 신명 굿판을 벌이는 것이다. 강호동의 카리스마가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이 힘을 잃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이제 강호동은 '달빛 프린스'를 손에서 놓은 대신에 '1박2일' 스타일의 야외 버라이어티를 새롭게 준비하고 있다. 신중하게 샅바 싸움을 벌이며 모랫판에서 숨을 고르던 천하장사 강호동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 없는데 괜히 주위 입방아만 요란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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