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익수, 제파로프의 무딘 모습에도 기대하는 이유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3.03.17 09: 05

"본인이 잘 관리를 했다. 역시 프로다".
과감한 돌파력이 사라졌다. 3년 전 후반기에만 18경기에 출전해 1골 7도움으로 맹활약했던 제파로프(30, 성남 일화)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지난 16일 있었던 제파로프의 한국 무대 복귀전에서 보인 그의 모습이었다.
실망스러웠다. 3년 전 제파로프가 남긴 강한 인상은 찾기 힘들었다. 날카로운 패스와 킥 감각은 여전한 것 같았지만, 인천의 구본상과 문상윤, 이석현의 협력 수비에 막혀 인천 진영으로 침투할 수가 없었다. 그 여파로 공을 배급받지 못한 최전방 공격수 김동섭도 제 기량을 보여줄 수가 없었다. 물론 공격 포인트는 기록했다. 하지만 후반 45분에 나온 페널티 킥을 골로 연결한 것인 만큼 제파로프의 현재 기량을 평가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안익수 성남 감독은 제파로프를 나무라지 않았다. 오히려 "열심히 해줬다. 프로다운 선수"라고 치켜 세우며, "선수들에게 여러 가지를 주문한다. 하지만 벤치에서 내가 보는 시각과 그라운드에서의 판단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제파로프의 판단은 문제라고 지적하기보다는 인정해주고 싶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제파로프에 대한 안 감독의 기대가 남다른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바로 준비과정. 안 감독은 부산 감독 시절부터 결과보다는 준비 과정을 중요시하는 걸로 널리 알려졌다. 준비 과정이 성실한 선수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주는 등 확실한 축구 철학을 갖고 있는 지도자였다. 그런 모습은 제파로프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안 감독은 "제파로프는 준비과정 등에서 배울점이 많은 선수다. 동계훈련부터 지금까지 계속 같이 훈련을 했다"며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면 선수들은 게을러 진다. 하지만 제파로프는 중동 생활에서 오랫동안 출전을 하지 못했음에도 그런 모습이 전혀 없다. 본인이 잘 관리를 했다. 역시 프로다. 경험이 많은 선수인 만큼 적응을 잘할 것"이라며 제파로프의 부활을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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