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웜바디스' 박스오피스 대이변, 좀비가 1등 하다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3.03.17 09: 27

올 봄 극장가에 좀비 열풍이 불고 있다. 꿈지럭 꿈지럭 떼를 지어 몰려다니며 산 사람을 잡아먹는 바로 그 좀비들이 나오는 '웜바디스'가 그 주인공이다. 사상 최강으로 불리는 한국영화 전성기에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도 아닌 좀비물의 박스오피스 1위라니, 영화계가 깜짝 놀랄만 하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웜바디스'는 16일 하루 동안 18만3031명을 동원해 누적관객수 35만여명을 기록했다. 지난 14일 개봉후 3일연속 박스오피스 선두를 질주하고 있으며 입소문에 따른 관객 증가율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절대적으로 불리한 개봉 상영관 규모에도 불구하고 관객몰이에 성공하면서 스크린수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2위는 같은 날 개봉한 한국영화 '파파로티'. 이제훈 한석규 콤비의 열연이 돋보인 '파파로티'도 개봉후 계속 관객수가 증가하면서 2위에 올라 '웜바디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이날 15만3535명 동원으로 누적관객 30만명. 지난 한달동안 철통같은 1,2위 체제를 구축했던 '신세계'와 '7번방의 선물'은 나란히 3,4위로 밀렸다.

지난해 사상 최초로 관객 1억명을 돌파한 한국영화의 기세는 요즘 당할 자가 없었다. 지난해 연말부터는 '타워' '반창꼬' '7번방의 선물' '베를린' '신세계' 흥행으로 세를 이어가며 외화를 숨 쉴 틈없이 압박하던 상황. 이런 와중에 올해 처음으로 외화가 박스오피스 1위를 자치한 '웜바디스'는 당초 누구도 주목하지 않던 좀비물이어서 충격파가 더했다.
 
'웜 바디스'는 무기력한 삶을 살아가던 좀비 R(니콜라스 홀트 분)이 어느 날 첫눈에 반한 여인 줄리(테레사 팔머 분)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며 점차 사람이 돼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아름답고 생기 있는 줄리로 인해 죽어있던 그의 심장은 다시 뛰기 시작하고 다른 좀비들의 공격으로부터 줄리를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좀비 호러물 장르지만 '웜바디스'는 전혀 심각하지 않다. 오히려 달달한 로맨스 코미디를 보는 듯 '쿨'한 느낌이 이 영화의 최대 강점이다. 또 운명적 로맨스를 강조하려고 전개를 질질 끌거나 관객 눈물을 짜내려 억지 감동을 강요하지 않는다. '웜바디스'의 사랑에 비하면 '로미오와 줄리엣'은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이고 '트와일라잇'조차 세대차이를 절감하게 될 지경이다.
단순히 사랑 이야기만 갖고는 관객 폭풍 흡입에 모자란다. '7번방'의 그것처럼 요즘 관객에게 웃기는 코미디란 필수항목이다. 연기파 존 말코비치를 절뚝거리는 좀비로 변신시킨 '웜바디스'는 영화내내 빵빵 터지는 폭소탄을 터뜨린다. 주인공 좀비R 역을 맡은 니콜라스 홀트를 기억하실런지. '어바웃 어 보이'에서 휴 그랜트의 기타 반주에 맞춰 노래했던 그 왕따 소년 마카스다. 출중한 꽃미남 배우로 성장한 그는 지금 영국에서 가장 잘 나가는 청춘스타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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