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생각'앞선 김연아, 우승보다 더 빛난 마음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3.17 12: 07

4년 만에 다시 목에 건 메달은 찬란하게 빛났다. 하지만 후배들을 생각하는 마음으로 은반에 선 김연아(23)의 마음 씀씀이는 그보다 더욱 빛났다.
김연아는 17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의 버드와이저 가든스에서 열린 2013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 프리스케이팅서 기술점수(TES) 74.73점 예술점수(PCS) 73.61점을 받아 148.34점을 기록, 전날 쇼트프로그램 점수 69.97점을 더해 총점 218.31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종전 아사다 마오(205.45점)의 기록을 뛰어넘는 올 시즌 여자 싱글 최고점이었다.
김연아는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을 준비하면서 "이번 대회 목표는 올림픽 출전권 2장 이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컷오프를 통과해 24위 안에 들면 1장, 10위 안에 들면 2장, 우승과 준우승자에게는 3장의 올림픽 티켓이 주어지는 규정상 김연아가 자신의 바람을 이루기 위해서는 10위 이내의 성적이 필요했다.

아무리 공백기가 있다고는 해도, '피겨여왕'에게 있어서는 달성하기에 충분한 목표였다. 하지만 김연아는 복귀 때는 물론, 대회 기간 중에도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계속해서 "올림픽 티켓 2장 이상"을 강조했다.
이유가 있다. 국제대회 경험이 현저하게 적은 어린 후배들을 위해서다. 김연아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선수가 없는 한국은 좀처럼 메이저 국제대회에 나설 수 있는 선수들이 없다. '김연아 키즈'로 불리는 김해진, 박소연, 김진서, 이준형 등이 분발하고있지만 세계의 벽은 높기만 하다.
경험이 곧 재산이 되는 어린 선수들에게 '꿈의 무대' 올림픽에 설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다는 것이 바로 김연아의 의지였다. 실제로 지난 15일 쇼트프로그램이 끝난 후 열린 프레스 컨퍼런스에서도 김연아는 "밴쿠버 동계올림픽 때 후배와 같이 출전했던 것처럼, 올림픽 경험이 없는 후배들과 함께 출전해 경험하게 해주고 싶다"고 재차 각오를 다지기도 했다.
그리고 그의 바람대로, 김연아는 대회 우승으로 3장의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게 됐다. 아직 저변이 약한 한국 피겨계에 있어서는 경사가 아닐 수 없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개최국 자동출전권 폐지로 인해 어린 피겨선수들이 올림픽 무대에 설 기회가 줄어든 상황에서 얻어낸 결과라 더욱 값지다. 후배들을 생각하는 김연아의 마음 씀씀이가 한없이 빛나보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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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캐나다)=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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