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주말드라마 '백년의 유산'(극본 구현숙, 연출 주성우)에 또 한 명의 악녀가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16일 방송된 '백년의 유산'에서는 이세윤(이정진)을 사랑하는 김주리(윤아정)의 악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극 초반에는 얄밉고 냉정한 구석은 있지만 적당히 시크하고 매력 있던 도시녀 주리가 사랑에 눈이 멀어 민채원(유진)을 비열한 방법으로 괴롭히기 시작한 것이다.
자기가 3년여간 기다려 온 세윤이 채원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있음을 확신한 주리는 채원에게 "짚신은 짚신끼리, 고무신은 고무신끼리 만나야 하는거다. 그러니까 세윤 선배한테 괜한 희망 품지 말라"는 막말을 하는가 하면, 둘이 저녁식사를 하는 자리를 몰래 미행하기까지 했다.

세윤이 채원 앞에서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은 주리는 눈물을 글썽이며 "저렇게 환하게 웃는 선배 모습 3년 만에 처음이다. 둘이 만난지 얼마나 됐다고 저렇게 웃을 수 있냐"며 분노를 표했다. 악녀 탄생의 시작이었다.
주리의 악행은 교묘했다. 세윤, 채원, 주리는 같은 회사에 다니고 있다. 주리는 일부러 세윤 모와 세윤에게 '이혼하며 돈을 요구한 전 올케가 이 회사에 다니고 있다'라고 말을 흘렸다. 또 아침에 출근한 채원의 책상에는 이세윤의 이름으로 배달된 화이트 데이를 기념한 꽃바구니와 사탕이 있었다. 이를 본 채원의 동료들은 "우리 회사 실세가 여기 있다"라며 채원을 비아냥거렸다. 안그래도 낙하산이라며 채원을 싫어하는 동료들에게 더욱 미움을 받게 된 것.
이 같은 행동에 민망해 진 채원은 세윤과 마주치자 "바빠서 먼저 들어가겠다"며 자리를 피했고, 세윤은 어리둥절해했다. 본격 로맨스까지는 아니더라도 달달하게 서로에 대한 호감이 달아오른 둘 사이에 주리가 얼만큼 '못 봐줄' 악행을 저지를 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그 엄마(박원숙)에 그 딸'이 될 것인지, 지켜볼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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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의 유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