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쐐기타’ 박건우, 두산의 새로운 ‘야구돌’?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3.17 16: 16

충분한 스타성을 갖췄다. 데뷔 첫 해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그의 메이저리그급 수비에 없던 상이 생겼을 정도. 팀에서도 ‘훗날 주전 외야수이자 중심타자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비췄고 병역 의무를 일찍 해결하며 마인드도 성숙해졌다는 평가다. 두산 베어스의 5년차 외야수 박건우(23)는 새로운 야구 아이돌이 될 수 있을까.
박건우는 17일 광주 KIA전에서 2안타를 때려낸 선배 김현수의 대주자로 교체출장한 뒤 4회초 2사 만루에서 상대 선발 양현종의 5구 째 낮게 걸친 공을 제대로 당겨쳐 3타점 좌중간 2루타로 팀의 5점 째를 뽑았다. 이날 두산이 7-2로 승리한 데는 박건우의 활약이 컸다.
서울고를 졸업하고 2009년 2차 2라운드로 두산 유니폼을 입은 우투우타 외야수 박건우는 2008 캐나다 청소년 야구 선수권 우승 주역 중 한 명이었다. 호타준족에 고교 최정상급 수비력까지 갖춰 장래의 5툴 플레이어로 주목받은 박건우는 2009년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북부팀 중견수로 출장해 홈런성 타구를 걷어내는 진기명기 수비도 보여준 바 있다. 당시 경기를 주관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당초 없었던 감투상을 신설해 박건우의 호수비를 높이 샀다.

지난해 말 경찰청을 제대하고 두산으로 복귀한 박건우는 현재 두산 우익수 주전 경쟁에서 돌풍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베테랑 임재철이 늑골 부상으로 인해 현재 재활조에 있는 가운데 박건우는 민병헌과 함께 주전 우익수 정수빈의 자리를 위협 중. 일본 미야자키 전지훈련 기간에서도 박건우는 18타수 6안타(3할3푼3리)에 출루율 4할7푼8리로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양현종으로부터 뽑아낸 3타점 2루타는 이를 때려내는 과정이 굉장히 좋았다. 일찌감치 2스트라이크를 당하며 몰린 박건우였으나 4구 째 바깥으로 빠지는 유인구를 참아낸 뒤 5구 째 낮게 걸친 양현종의 직구를 제대로 걷어 올렸다. 일본 프로팀들을 상대로 기록한 5할 가까운 출루율이 단순한 운이 아니라 좋은 선구안에서 비롯되었음을 보여준 대목이다.
곱상한 외모를 갖춘 박건우는 선수단 내 중장거리 달리기에서도 팀 내 세 손가락 안에 드는 유망주다. 한 구단 관계자는 “400m 이상을 뛸 때 박건우의 지구력은 팀 내 최정상급”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박종훈 현 NC 육성이사는 두산 2군 감독으로 재직 당시 유망주들을 김경문 감독(현 NC 감독)에게 추천하며 “정수빈이 당장 1군 백업 외야수로 뛸 수 있는 재목이라면 박건우는 미래의 중심타자이자 주전 외야수가 될 것”이라고 주목하기도 했다.
경기 후 박건우는 "선발로 나선 양현종 선배의 공에 힘이 있어 파울이 연달아 나왔다. 그래서 배트를 짧게 잡고 맞추는 데 주력했고 마침 직구를 때려낸 것이 2루타로 연결되었다"라며 "부상 없이 1군에서 꾸준히 기회를 잡아 부모님께 올해 효도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두산은 타 팀에 비해 우연한 기회를 통해 주전 선수들을 발굴한 전례가 많다. 현재 주전들인 이종욱이나 손시헌, 김현수 등이 출장 기회를 본격적으로 잡기 전 이들이 두산의 주전 선수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세간의 지명도가 높지 않은 차점자 박건우가 두산 외야 주전 경쟁에 파도를 일으키며 새로운 야구 아이돌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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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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