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식 상팔자’ 종영, MSG 없이도 시청자 울고 웃겼다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3.03.18 07: 31

JTBC 주말 특별기획 드라마 ‘무자식 상팔자’가 MSG 없이 담백함만으로 시청자들을 울고 웃기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17일 방송된 ‘무자식 상팔자’(극본 김수현, 연출 정을영) 마지막 회는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 속 인물들이 늘 그랬던 것처럼 비범한 삶이 아니더라도 모두 평범하게 행복하게 가족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으로 끝났다.
커피숍을 하고 싶다고 성화였던 삼형제 희재(유동근 분), 희명(송승환 분), 희규(윤다훈 분)가 소원을 이뤘고 준기(이도영 분)는 수미(손나은 분)와 결혼을, 그리고 난소수술로 임신이 어려웠던 영현(오윤아 분)은 출산하는 내용이 그려졌다.

산수(傘壽)의 나이를 넘긴 노부부와 그들의 아들 삼형제 내외 그리고 손자, 손녀에 이르기까지 3대가 한 시대에 공존하면서 부딪치고 어우러지는 휴먼 가족드라마 ‘무자식 상팔자’는 미혼모 문제를 차분하게 다루는 것과 동시에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일깨워 줬다.
◆ 막장 없이 맛깔났던 착한드라마
‘무자식 상팔자’는 그 어떤 자극적인 설정 없이 평범한 가족의 얘기를 소소하게 그린 것만으로 10.715%(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유료방송가구기준)의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에서 가장 높은 시청률 기록을 남겼다.
주말드라마들이 대부분 막장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던 것과 달리 ‘무자식 상팔자’는 착한드라마, 명품드라마라고 불렸다.
김수현 작가와 정을영 감독은 불륜, 복수, 출생의 비밀 등의 자극적 소재 없이도 5개월여 동안 지루하지 않게 드라마를 이끌어 왔다. 지상파 드라마들은 막장 소재로 내용을 채우는 구습을 반복하고 있는 가운데 ‘무자식 상팔자’는 가족 간의 작은 에피소드들만으로도 시청자들의 깊은 공감을 샀다.
가족들의 무게를 짊어지고 사는 맏며느리 지애(김해숙 분), 호식(이순재 분)의 잔소리에 평생 시달렸던 금실(서우림 분), 한창 일할 나이에 퇴직한 뒤 갈 곳 몰라 하는 희명(송승환 분), 외아들 대기(정준 분)만 바라보고 사는 유정(임예진 분), 행복해 보이지만 아이를 못 가지는 아픔을 있는 희규(윤다훈 분), 새롬(견미리 분) 부부, 전애인의 아이를 낳아서 키우는 미혼모 소영(엄지원 분).
우리네 인생처럼 모두 각자 가슴 아픈 사연을 가지고 살아가는 인물들, 그리고 서로 티격태격 하다가도 보듬어 주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힐링 받으며 ‘무자식 상팔자’를 외쳤다.
◆ 미혼모의 설움 수면 위로 끄집어내다
 
김수현 작가는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동성애 문제를 다뤄 동성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해줬던 것에 이어 ‘무자식 상팔자’에서는 미혼모 문제를 수면 위로 끄집어냈다.
자극적인 소재로 그려져 왔던 미혼모 문제는 김수현 작가를 통해 현실적으로 그려졌고 시청자들은 미혼모들 고충을 정면으로 직시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극 중 판사로 활동했던 소영. 완벽한 여성인 소영이 미혼모가 됐다는 설정은 스토리를 강화시키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임신한 아내 효주(김민경 분)을 살뜰히 챙기는 사촌동생 대기를 보고 자신과 대비되는 외로운 처지에 안타까운 심경을 드러내고 동생 준기(이도영 분)가 자신의 딸 유진을 누나 딸이라고 밝히지 않아 마음에 상처를 입는 등의 내용은 미혼모들의 아픔을 눈여겨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줬다.
물론 종편이라는 한계 때문에 ‘인생은 아름다워’ 만큼의 화제성을 불러일으키지 못했지만 대중이 자연스럽게 사회적 소수자에 대해 관심을 끌게 만들었던 건 확실했다.
kangsj@osen.co.kr
JTBC ‘무자식 상팔자’ 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