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신인 조상우, 김태균에게 생애 첫 홈런 맞은 사연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3.03.18 07: 01

올해 신인 투수가 입단 후 첫 공식경기 등판에서 홈런을 맞았다. 여기까지는 크게 특이한 점이 없다.
그러나 그 홈런이 19살 새내기의 생애 첫 피홈런이었다면 이야기가 특별해진다. 그것도 홈런의 주인공이 거포 김태균(31, 한화)이라면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될 것이다.
넥센 히어로즈 1차 신인 조상우는 지난 14일 목동 한화전에서 김태균에게 역전 투런을 맞았다. 조상우는 이날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야구 인생 약 10년 만에 처음 홈런을 허용했다. 조상우는 이 홈런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16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만난 조상우는 "이날이 야구 시작한 뒤 처음으로 홈런을 맞은 것이었다. 주위에서 홈런을 처음 맞으면 기분이 좋지 않다고 해서 그런가보다 생각했는데 홈런을 맞아보니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다"고 쑥스럽게 웃었다.
올해 1차 전체 1순위로 넥센에 입단한 조상우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다. 최고구속 153km의 빠른 직구로 대전고 에이스로 활약한 조상우는 14일 한화전에서도 최고 153km를 기록하며 기대주로서 이름을 새겼다.
조상우는 "지금까지 아마야구에서는 힘으로 던져왔기 때문에 힘으로 어디까지 통할 수 있는지 시험해보고 싶었다. 직구가 딱 한 개 몰렸는데 김태균 선배가 그걸 받아치셨다. 역시 프로는 다르다는 걸 느꼈다"고 진지하게 말했다.
조상우는 이어 "구속은 더 늘리고 싶다. 하지만 전부터 약점이었던 제구를 좀 더 보완하고 싶다. 특히 코너워크가 제대로 됐으면 좋겠다. 힘빼고 던지는 법도 익혀야겠다"고 스스로에 대한 바람을 드러냈다.
최상덕 투수코치는 "상우가 이날 홈런을 맞았지만 구위는 다른 때에 비해 안정적이었다. 상우는 아직 어린 투수고 꾸준히 훈련하고 있는 만큼 구속 향상 가능성이 매우 높은 선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는 능력"이라고 조언했다.
"시범경기는 진짜 그냥 실험이잖아요". 공식경기 첫 등판에서 긴장하는 대신 원하는 공을 힘껏 던져본 신인 투수. 홈런 한 방으로 프로와 아마는 다르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그러나 용감한 새내기 조상우의 발전 가능성은 충분히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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