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는 시범경기일 뿐이다. 그러나 내용이 너무 안 좋다. 여기저기서 우려의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한화는 시범경기에서 1승5패로 9개 구단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다. '승부사' 김응룡 감독 체제에서 첫 모습을 드러냈지만 아직까지 결과는 실망스럽다. 객관적인 전력이 하위권이라는 건 어느 정도 예상된 일이지만 경기내용에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시범경기이지만 투타 모두 부진하다. 6경기에서 팀 평균자책점이 6.06이고, 팀 타율은 2할2리로 모두 9개팀 최하위다. 9개팀 리그 평균자책점이 3.22이고, 타율이 2할3푼6리라는 걸 감안하면 한화의 약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투수 임기영과 포수 한승택 정도만이 눈에 띄는 신예다.

마운드는 어느 정도 검증을 마친 데니 바티스타와 김혁민을 제외한 나머지 선발투수들이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임기영-김일엽-김광수-송창식-안승민의 불펜이 그나마 안정적이다. 그러나 타선은 군에서 돌아온 김태완과 정현석이 아직 침묵하고 있는 등 전반적으로 크게 침체돼 있는 상황이다.
김응룡 감독의 고심도 점점 깊어지고 모습이다. 김 감독은 "마음대로 안 된다. 마음에 드는 게 별로 없다"는 말로 시범경기 성적을 탐탁치 않게 받아들이고 있다. 김성한 수석코치는 "승패를 떠나 기대한 선수들이 활약하지 못하는 등 경기 내용에서 감독님께서 기대한 부분들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한화 경기를 지켜본 야구 전문가들은 하나 같이 "한화가 걱정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아무리 김응룡 감독일지라도 이렇게 전력이 약한 팀이라면 단기간 성적을 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야구인도 "지난해와 비교할 때 크게 눈에 띄는 선수가 안 보인다. 갑자기 선수가 나오기는 어려운 법"이라며 전력의 한계를 지적했다.
하지만 아직은 시범경기일 뿐이라는 점에서 지나친 우려는 기우가 될 수도 있다. 한화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훈련을 치렀다. 연습경기 때부터 페이스를 크게 끌어올렸고, 사이클이 다소 내려간 시점이다. 선수들도 "캠프에서 많은 훈련을 소화했고, 지금은 조금 페이스가 떨어져있는 시점이다. 개막 때까지 끌어올리면 된다"고 항변한다. 김태완·정현석·오선진은 지난해 마무리훈련 때부터 쉬지 않고 훈련을 거듭해 왔다.
그러나 지금처럼 자꾸 지는 것도 결코 좋을 게 없다. 한화는 2008년부터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며 어느 순간 패배의식이 스며들었다. 김응룡 감독 체제에서 체질 개선을 선언했으나 지금까지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다. 패배 익숙해지는 순간, 우려는 현실이 될 수 있다. 남은 시범경기에서라도 조금씩 이기는 법을 깨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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