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인 부분? 글쎄, 다 기대 이하야”
현장에 복귀해 또 한 번의 도전에 나선 김응룡(72) 한화 감독의 표정이 좀처럼 펴지지 않는다. 전지훈련 때부터 팀을 강훈련으로 조련했지만 아직 눈에 드러나는 성과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전반적으로 말을 아끼고는 있으나 어투에는 조금씩 답답함과 냉정함이 묻어나고 있다.
김응룡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기고 코칭스태프를 대거 개편한 한화는 큰 기대와 함께 시즌을 시작하고 있다. 그러나 시범경기 성적을 놓고 보면 아직은 느낌표보다는 물음표가 더 크다. 한화는 시범경기 6경기에서 1승5패에 머무르며 최하위에 처져 있다. 물론 시범경기 성적이 정규시즌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내용도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게 더 큰 문제다.

한화는 시범경기 6경기에서 팀 타율이 2할2리에 그쳤다. 리그 최하위다. 팀 출루율은 지난해 삼성의 팀 타율과 같은 2할7푼2리다. 그렇다고 마운드의 힘이 강한 것도 아니다. 한화의 팀 평균자책점은 6.06으로 역시 최하위다. 8위 NC의 평균자책점이 3.63임을 고려하면 격차가 꽤 크다. 6경기 성적만 요약하면 총체적 난국이라고 할 만하다.
전력 점검에 의의를 두는 시범경기인 만큼 지는 와중에서도 뭔가를 얻는다면 위안이라도 삼을 수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은 긍정적인 부분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없다. 다 기대 이하다”라고 짤막하게 대답했다. 김 감독은 이어 “타격코치나 투수코치는 선수들이 괜찮다고 한다. 시범경기 때 너무 잘해도 안 된다고 하더라. 코치들만 믿고 있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자신의 성에는 차지 않는다는 의미다.
부진에 빠져 있는 타격에 대해 “그렇게 많이 쳤었는데… (그 성과가) 언제 나올까 모르겠네”라고 아쉬움을 표현한 김 감독은 16일 문학 SK전에 등판해 부진했던 5선발 후보 윤근영에 대해서도 “구속도 안 나오고 제구도 안 됐다. 한가운데 다 줬다”라고 냉정하게 분석했다.
“지금 그리는 야구를 하고 있다. 아직은 시범경기니 시즌 들어가서 봐야 한다”라고 말한 김 감독은 “우리 빼고는 전부다 잘 할 것 같다”고 웃었다. 나머지 팀들에 비해 한화의 오름세가 더디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대로 가만히 앉아 있을 김 감독은 아니다. 안경 뒤의 날카로운 눈매는 뭔가의 대책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 확실하다. 한화는 19일 새 단장을 마친 대전에서 두산과 시범경기 2연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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