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 '슈퍼스타K'를 시작으로 국내 오디션 열풍이 불어닥친지도 어언 4년. 수많은 참가자들이 시청자들의 문자투표를 기다리며 본선 무대에 서서, 본인의 끼를 보여주면서도 대중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이 시대의 명곡을 재탄생시켰다.
그래서 궁금했다. 절박한 심정으로 무대에 선 출연자들이 선택한 최고의 인기 작곡가는 누구일까. OSEN은 지난 4년간 '슈퍼스타K' 시즌 네개와 MBC '위대한 탄생' 시즌 세개, SBS 'K팝스타' 시즌 두개, 그리고 가수들의 오디션으로 불리던 MBC '나는 가수다' 시즌 두개의 본선 및 주요무대를 모두 뒤졌다.

지난 2월까지 오디션 본선 무대에서 불려진 곡은 모두 1060곡. 우리나라에 이렇게 좋은 곡이 많았나 싶을 만큼 실로 다양한 곡들이 다양하게 재해석됐다.
가장 자주 '소환'된 작곡가는 바로 박진영이었다. 압도적이었다. 그의 노래는 1060곡 중 무려 65곡의 무대에서 흘러나왔다. 총 다섯차례 불린 자신의 곡 '너뿐이야'가 1위였을 만큼, 다양한 곡들이 무대에 올랐다. '허니'가 네차례로 2위였으며 그외 비의 '태양을 피하는 방법', 자신의 '난 여자가 있는데' 등이 다수 불렸다. 2PM, 원더걸스 등 트렌디한 아이돌 음악부터 다양한 장르를 자랑하는 자신의 곡, 임정희, 김범수 등 발라드 가수에게 준 곡들이 고루 사랑받았다. 엄정화의 '초대', 박지윤의 '성인식'도 출연자들의 '변신'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카드였다.
오디션의 선곡은 참가자와 제작진의 조율을 통해 결정된다. 주요무대의 경우에는 제작진의 의견도 반영되게 마련인데, 보통 음악을 폭넓게 알면서 자신만의 취향이 확실한 참가자와, 대중성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제작진이 의견을 모으는 접점이 박진영의 곡에서 자주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박진영은 음악프로그램 1위곡만 47곡을 보유한 최고 인기 작곡가. 비, 지오디 등 '국민 히트곡'에 발라드, 섹시한 댄스음악까지 색깔이 확실하면서도 스펙트럼이 넓어 오디션의 사랑을 듬뿍 받은 것으로 보인다. 울랄라세션이 완벽한 라이브를 입증해낸 곡은 '스윙 베이비'였고, 이천원이 처음 눈길을 모은 곡은 '난 여자가 있는데'였으며, 성수진이 기존 이미지를 확 뒤업는데 성곡한 곡은 엄정화의 '초대'였다.
엠넷에서 ‘슈퍼스타K’와 ‘보이스 코리아’를 맡고 있는 권태은 음악감독은 선곡에 있어 친숙함과 대중성이 중요하다고 봤다. 그는 "일반 오디션의 경우는 대중성을 기반으로 참가자들의 역량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참가자들의 대중성이 선곡의 대중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어 보인다. 또 듣기에 좋고 자신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곡들을 떠올릴 때 얼마나 자주 그 노래를 접했는지가 중요 척도가 되기도 하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특히 박진영에 대해서는 다작과 그에 상응하는 흥행이 뒷받침 된 것으로 풀이했다. 그는 “그동안 많은 작품을 대중에게 공개했다. 작곡량이 많은 것에 비례해 대중의 선호를 많이 받았고 이런 반응이 자연스럽게 선곡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두번째로 인기가 많은 작곡가는 YG의 테디였다(공동작곡 포함). 오디션 주요 무대에서 그의 곡은 모두 23차례 울려퍼졌다. 2NE1의 '아이 돈 케어(I Don't Care)' 등이 다수 불렸는데, 강렬하면서도 멜로디가 강한 2NE1의 노래가 크게 각광받았다.
그외에는 조용필, 김형석, 김창완, 김광진, 박근태 등 명곡을 다수 남긴 인기 작곡가들이 조명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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