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더 좋아지고 있다"
LA 다저스 류현진(26)이 시범경기 개막 이후 최고의 피칭으로 선발진 진입에 청신호를 켰다. 류현진은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 글렌데일 카멜백랜치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어스와 시범경기에 선발등판, 5⅔이닝 3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 역투로 첫 승을 챙겼다. 특히 3회 무사 1·2루에서 6회 2사까지 11타자 연속 범타로 돌려세우며 위력을 떨쳤다.
이날 류현진의 피칭에서 가장 돋보인 부분은 패스트볼과 커브의 조화였다. 지난 4경기에서 류현진은 주무기 체인지업의 위력을 인정 받았지만 패스트볼 구속과 커브 제구에서 문제점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선 강력한 패스트볼을 바탕으로 커브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삼진도 잡고, 맞혀 잡는 피칭을 선보였다.

류현진의 패스트볼은 공식 측정된 게 없지만 이전 4경기보다 확실히 빠르고 힘이 있었다. 탈삼진 6개 중에서 5개의 결정구가 바로 패스트볼. 2회 헥터 고메스를 바깥쪽 높은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 칼렙 진들을 바깥쪽 꽉 차는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 3회 크리스토퍼 데이비스를 바깥쪽 높은 직구로 헛스윙 삼진, 4회 콜 가너를 바깥쪽 직구로 3구 루킹 삼진, 6회 알렉스 곤잘레스를 바깥쪽 패스트볼로 3구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결정구를 패스트볼로 가져갈 만큼 공에 자신감이 있었고 과감했다. 밀워키 타자들도 류현진의 패스트볼에 밀리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날 류현진은 뜬공 아웃을 6개 잡았는데 그 중 4개가 패스트볼로 잡은 것이었다. 제대로 쭉쭉 뻗은 정타가 보이지 않을 만큼 볼끝에 힘이 실려있었다. 이전 4경기에서 매경기 1개 이상을 맞았던 장타를 하나도 맞지 않은 게 그 증거.
패스트볼이 살아나자 변화구도 동반 상승했다. 특히 주무기 체인지업 뿐만 아니라 '서드피치' 커브가 위력을 떨쳤다. 그동안 류현진은 커브 제구가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는데 지난 12일 밀워키전부터 조금씩 커브가 손에 익기 시작했다. 이날 경기에서도 류현진은 땅볼 아웃 5개 중 4개를 변화구로 잡았는데 커브가 효과적이었다. 높은 각도에서 낮은 코스로 잘 떨어졌다.
'MLB닷컴' 다저스 홈페이지에 따르면 류현진과 계속 호흡을 맞추고 있는 주전 포수 A.J 엘리스는 "그는 어느 구종이든 자신이 원하는 대로 구사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패스트볼 커맨드가 좋았고, 변화구도 점점 발전하고 있다. 이는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는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돈 매팅리 감독도 "류현진이 자신감을 잃지 않고 있는데 이 점이 그를 발전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류현진은 "난 매일 더 좋아지고 있다. 오늘 88~90개를 던졌고, 앞으로 2경기 정도 더 던지면 시즌 때 110개 이상 던질 준비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패스트볼 구속을 끌어올리고, 커브까지 마스터한 류현진. 개막 다가올수록 점점 더 빠른 속도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이제는 적응 완료 단계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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