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 버팔로스 부동의 4번타자’이대호(31)가 3번 타순으로 전진배치될 가능성이 생겼다.
일본 는 18일 모리와키 히로시 오릭스 감독의 말을 빌어 이대호의 3번 타순으로 전진배치될 가능성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모리와키 감독은 "이대호의 뒤를 치는 타자가 매우 중요하다. 이대호와 이토이 요시오로 단번에 득점을 낼 수 있다"고 밝히며 3번 이대호와 4번 이토이로 중심타선을 재편성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물론 테스트 성격이 강하고,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주목해 볼 만한 시험이다.
이대호는 지난해 144경기 601타석에서 모두 4번 타자로 나섰다. 수비는 1루수로 129경기, 지명타자로 15경기로 나눠서 출전했지만 타순 만큼은 부동의 4번이었다. 오카다 아키노부 전 감독의 절대 신뢰를 받으며 4번타자로 풀타임을 보냈고, 타점왕에 오르며 그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모리와키 감독은 공격 극대화를 위해 변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 오릭스 중심타선은 고토 미쓰타카, 이대호, T-오카다로 이뤄졌다. 그러나 고토 앞에서 찬스가 끊기거나 T-오카다가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하는 바람에 그 중간에 낀 이대호만 고립되는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
오프시즌 오릭스는 트레이드를 통해 지난해 퍼시픽리그 출루율 1위(0.404)를 차지한 3할타자 이토이를 니혼햄 파이터스에서 영입하며 타선 보강에 성공했다. 당초 3번 이토이, 4번 이대호, 5번 T-오카다 순으로 중심타선이 예상됐지만, 모리와키 감독은 이토이와 이대호의 위치를 조정하며 테스트를 해볼 생각이다.
이토이는 일본 WBC 대표팀에 발탁돼 아직 팀에 합류하지 못했지만, 이대호는 지난 17일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전에서 3번타자로 선발출전했다. 일본 진출 후 처음으로 4번이 아닌 타순에 배치된 게 어색했는지 이대호는 2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시범경기 복귀 이후 5경기 연속 안타 행진도 끊겼다.
하지만 3번 타순에서 2번으로 올라간 고토가 5회 2타점 적시 2루타를 터뜨리며 오릭스의 2승째를 이끌었다. 고토는 "찬스를 만드는 일도 해보고 싶다"고 공격형 2번타자에 욕심을 드러냈다고 한다. 만약 이대호가 3번 타순에 배치된다면 1회에 무조건 타석에 들어서는 등 보다 많은 타점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아무래도 4~5번 타자 앞에서 출루를 많이 하게 될 경우 주루 플레이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 모리와키 감독은 1루수 뿐만 아니라 지명타자로도 이대호의 활용 폭을 넓히며 그의 체력에도 신경 쓸 계획이지만 이대호의 경우 발이 느리기 때문에 3루가 아닌 이상 단타로 홈에 들어오기 어렵다. 이토이가 전형적인 3번타자 타입의 선수라는 점도 3번타자 이대호 카드의 실현 가능성이 낮은 이유다.
과연 이대호가 3번 타순으로 전진배치 될 수 있을지 흥미로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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