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구암 허준’, 120부작 긴 호흡 부담 이겨낼까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03.19 07: 20

MBC 새 특별기획드라마 ‘구암 허준’이 지난 18일 오후 120부작의 닻을 올렸다.
‘구암 허준’은 숭고한 인간애와 불멸의 업적으로 추앙받고 있는 ‘동의보감(東醫寶鑑)’의 저자 허준의 드라마틱한 인생과 동양의학의 세계를 다루는 드라마. MBC가 편성표를 바꿔가며 평일 오후 8시 50분에 야심차게 편성한 일일 사극이다.
일단 안방극장의 베스트셀러인 허준을 소재로 한 것은 탁월했다. 고난과 역경을 딛고 성공하는 전형적인 영웅 이야기는 아직 본격적인 이야기가 그려지지 않았는데도 흥미를 자극했다.

다만 일일드라마이고 120부작의 긴 호흡의 드라마인 까닭에 피할 수 없는 느린 전개가 아쉬웠다. 첫 방송은 어린 허준(김주혁, 아역 강한별)이 천첩 소생이라는 타고난 운명 때문에 역경을 겪는 이야기 외에는 구체적으로 그려진 것이 없었다.
사실 ‘구암 허준’이 MBC를 통해 방송된다는 소식에 안방극장은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허준이 1975년 드라마 ‘집념’ 이후 네 번이나 극화됐지만 소시민이 운명과 역경을 극복하고 영웅이 되는 과정은 매번 대중을 짜릿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만큼 고난과 극복이라는 단순한 이야기 구조는 반복됐고 진부한 것도 사실이다. 더욱이 이 작품은 1999년도에 방송돼 시청률 60%를 넘겼던 ‘허준’의 리메이크작이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이번에는 120부작으로 꾸려진다는 것. 즉 기존 드라마 ‘허준’보다 더욱 많은 이야기를 담아야 하는 부담감이 있다는 말이다. 
제작진은 첫 방송에서 함축적이고 강렬하게 이야기를 끌고 나갈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강한 시선몰이를 하는 것 대신에 인물들의 세세한 감정 전달에 신경을 쓴 모습이었다.
‘구암 허준’은 허준을 이야기로 하는 까닭에 흥미롭다. 동시에 새로울 것이 없는 진부한 드라마이기도 하다. 과연 이 드라마가 6개월간의 대장정 동안 시청자들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그래서 사극을 일일드라마로 배치한 MBC의 파격적인 선택이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구암 허준’은 김주혁(허준), 박진희(예진), 박은빈(다희), 남궁민(유도지), 백윤식(유의태), 고두심(손 씨), 김미숙(오 씨), 이재용(김민세), 최종환(양예수), 정호빈(안광익), 견미리(함안댁), 정은표(오근), 박철민(구일서), 여호민(양태) 등이 출연한다. ‘허준’, ‘상도’, ‘주몽’, ‘빛과 그림자’ 등을 집필한 최완규 작가가 극본을 맡았으며, ‘주몽’, ‘이산’, ‘선덕여왕’, ‘계백’ 등을 연출한 김근홍 PD가 연출을 책임진다. 방송은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후 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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