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28, 셀타 비고)이 없는 최강희호, 최상의 공격 조합은 무엇일까?.
최강희호의 태극 전사들이 카타르와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을 벌이기 위해 지난 18일 오후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됐다. 손흥민(21, 함부르크) 지동원(22) 구자철(24, 이상 아우크스부르크) 독일 분데스리가 3인방을 비롯해 기성용(24, 스완지 시티) 이근호(28, 상주 상무) 이동국(35, 전북 현대) 등 핵심 멤버들이 실로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였다.
가장 이목을 끄는 것은 역시 박주영이 빠진 공격진이다. 그간 수비 조합 못지않게 적잖은 고민을 했던 자리다. 최종예선과 평가전을 통해 최적의 조합을 찾았으나 도리어 골머리를 앓았다. 이동국과 박주영의 공존, 손흥민의 활용도 등 숱한 과제를 안았다. 고심 끝에 칼을 빼들었다.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공격수였지만 소속팀에서 주전 경쟁에 실패한 박주영을 과감하게 제외시켰다.

자연스레 최강희호의 '최고참'이자 부동의 원톱인 이동국과 독일 무대에서 9골을 터뜨리고 있는 손흥민에게 시선이 쏠린다. 부활의 날갯짓을 펼치고 있는 이청용과 최강희호의 황태자 이근호, 이적 후 새 시대를 열고 있는 지동원과 특급조커 김신욱의 발끝에도 기대를 걸어야 한다. 이들 중 '타깃형 스트라이커'인 이동국 김신욱과 '날개' 이청용을 제외하고는 최전방과 측면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자원들이다. 고무적인 것은 6명 모두 최근 소속팀에서 쾌조의 컨디션을 뽐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동국과 손흥민은 그간 수장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리그에서 펄펄 날다가도 대표팀만 오면 가진 기량을 오롯이 발휘하지 못했다. 이동국은 그물을 출렁이면서도 경기력에 의문부호를 남겼고, 손흥민은 최 감독 지휘 아래 단 한 번도 골맛을 보지 못하며 곤욕을 치렀다. 하지만 둘 모두 올 시즌 소속팀의 핵심 공격수로서 맹위를 떨치며 날아 오를 채비를 마쳤다.
'블루 드래곤' 이청용은 부상 복귀 후 볼튼에서 연이은 도움을 기록하며 상승 기류를 타고 있고, '바람의 아들' 이근호도 K리그 챌린지 개막전서 2골을 넣으며 기초 군사훈련으로 인한 실전 감각의 우려를 떨쳤다. 선덜랜드에서 아픔의 시간을 보냈던 지동원은 올 겨울 아우크스부르크로 적을 옮기며 맹활약, 최강희호에 재승선하며 입지를 다지고 있고, 최전방 옵션 김신욱도 올 시즌 리그 2경기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호시탐탐 주전 자리를 노리고 있다.
앞서 언급한 6명은 A대표팀 공격진의 현재와 미래다. 카타르전에 승선하지 못한 박주영 김보경과 함께 최종예선과 나아가 본선에서도 최전방과 측면을 책임져야 한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그간 실험은 난망했다. 지난해 2월 최 감독의 A대표팀 감독 데뷔전이었던 우즈베키스탄전을 기점으로 총 10경기를 치렀지만 이들이 다같이 발을 맞춘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더 궁금하다. 감독의 의중을 판단하는 것이 위험하고 섣부를 수 있으나 최 감독의 머리속에 어떤 밑그림이 그려지고 있을 지 예측은 해볼 수 있다. 이번에 상대할 카타르는 지난 1차전서 한국에 완패(1-4)를 당했다. 5차전이 한국 원정길인 만큼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적잖다. 승점 3점이 필요한 최강희호는 카타르의 두터운 수비벽을 뚫어내기 위한 날카로운 창, 즉 득점력이 뛰어난 조합을 최우선으로 내세울 것이 유력하다.

최 감독도 "카타르가 원정에서 어떻게 나올지 알고 있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이기 때문에 공격적인 조합과 전술을 구사해야 한다"면서 "기초군사 훈련을 마친 이근호와 독일 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손흥민 등을 통해 공격에서 최적의 조합을 찾겠다"고 공격진 구상의 틀을 밝혔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최강희호는 오는 26일 밤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카타르와 중대한 일전을 치른다. 1경기를 덜 치른 현재 조 1위 우즈베키스탄에 승점 1점 뒤진 2위에 올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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