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매일 더 좋아지고 있다".
LA 다저스 류현진(26)이 진화하고 있다. 시범경기 등판을 거듭할수록 점점 더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문제점이 드러나면 바로 다음 경기에서 수정해 나온다.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도 류현진은 "난 매일더 좋아지고 있다"는 말로 자신감을 나타냈다.
류현진이 본격적인 시험 무대에 오른건 첫 선발등판이었던 지난 2일 LA 에인절스전. 이날 류현진은 2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기대에 못 미쳤다. 특히 주무기 체인지업에 비해 커브-슬라이더 등 변화구가 밋밋했다. 조쉬 해밀턴에게 맞은 첫 홈런도 슬라이더가 높은 코스로 치기 좋게 들어간 탓이었다.

그러자 7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전에서는 체인지업 뿐만 아니라 커브와 슬라이더도 효과적으로 던졌다. 3이닝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으로 막았는데 변화구가 결정구로 통했다. 스스로도 "변화구가 좋아지고 있다"고 만족해 했다. 그러나 이날 류현진의 피칭을 지켜본 스카우트 출신 ESPN 칼럼니스트 키스 로는 '체인지업 외 변화구는 물론 패스트볼이 인상적이지 못하다'는 이유로 류현진을 평가절하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12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4⅔이닝 5피안타 2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막았는데 패스트볼 구속과 힘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그의 공을 받은 포수 A.J 엘리스는 "류현진이 마지막까지 구위를 유지했다"고 평가했고, 돈 매팅리 감독도 "류현진은 모든 힘을 발휘하지 않았다"며 그의 구위에 문제가 없다고 했다.
다만 아쉬운 게 있다면 타순이 한 바퀴 돌고 들어오는 4회 이후 실점이었다. 12일 밀워키전 3실점 모두 4회에 나왔다. 이 부분에 대해 매팅리 감독은 "집중력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18일 밀워키 리턴매치에서 류현진은 5⅔이닝 3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 역투로 시범경기 최고의 피칭을 펼쳤다. 4회 이후 퍼펙트로 막을 만큼 완벽했다.
매경기 문제점으로 지적된 부분이 있었지만 바로 다음 경기에서 고쳐나왔다는 점은 류현진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메이저리그에 적응하고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패스트볼 구속-구위, 커브의 제구도 이제는 마음먹은 대로 이뤄지기 시작했다. 투구이닝과 투구수도 조금씩 늘려가며 시즌 개막에 맞춰 서서히 몸 상태도 끌어올리고 있다.
이 같은 진화에는 결국 자신감과 노력 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매팅리 감독은 "류현진은 이곳에 온 첫 날부터 자신감이 있었다. 자신의 투구와 관련해 낙천적이고 자신감이 넘친다. 이런 점이 류현진을 계속 발전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엘리스도 "캠프 기간 동안 류현진의 변화구가 계속 좋아지고 있다. 이것이 그의 메이저리그 성공의 키가 될 것"이라며 공인구 적응과 함께 커브를 적극 활용하기 시작한 류현진의 성공을 낙관했다.
류현진도 "아직 올 시즌 내 성적을 전망하는 것은 중요치 않다. 일단 지금은 시즌을 어떻게 준비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앞으로 2경기 정도 더 던지면 시즌 때 110개 이상 던질 준비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진화하는 괴물 류현진이 다음 경기에서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점점 기대감이 커져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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