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웜 바디스' 흥행 돌풍의 배경..좀비만 있지 않다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03.19 08: 25

개봉 첫 주 50만 관객을 돌파하며 한국영화들을 물리치고 올해 최초 외화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웜 바디스'(감독 조나단 레빈)가 단순히 좀비를 소재로 한 오락영화가 아니라 그 속에 '소통'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웜 바디스'가 한국영화의 '이상 열기'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쟁쟁한 한국영화들의 틈바구니 속에서도 흥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좀비가 사랑에 빠졌다는 독특한 설정과 신선한 로맨스, 예기치 못한 곳에서 터져나오는 기발한 유머와 좀비 영화 특유의 액션 뿐만은 아니다. 바로 영화가 전하는 '소통'이라는 메시지가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기 때문.
'웜 바디스'는 초반 'R'(니콜라스 홀트)이 좀비로 변하기 전 활기 넘쳤던 사람들을 상상하는 장면을 통해 소통하지 않는 사회의 이면을 함축적으로 보여줌으로써 우리 삶에 만연해 있는 개인주의를 그려낸다. 어린아이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휴대폰만을 쳐다보고 있는 모습이 바로 그 장면.

영화는 소통하지 않는 사회를 그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캐릭터들을 등장시킨다. 자신의 과거와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좀비 'R'은 사랑하는 인간 소녀와 소통하고 그녀를 지키기 위해 죽음을 위협하는 위험을 감수한다.
여주인공 '줄리'(테레사 팔머) 역시 'R'의 순수한 사랑을 느낀 후 좀비에 대해 가지고 있던 편견을 버리고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또한 만남과 헤어짐의 장소라고도 할 수 있는 공항이 좀비들의 서식지라는 점은 그들이 마치 누군가와의 만남을 기다리고 소통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전작 '50/50'을 통해 희귀암 판정을 받은 남자의 이야기를 비극적으로 그리기보다 희망적이고 감동적인 스토리로 풀어낸 조나단 레빈 감독은 '웜 바디스'에서 다시 한 번 감각있는 연출력을 발휘, 액션과 로맨스 장르를 뒤섞은 것은 물론 좀비와 인간의 사랑을 통해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담아냈다.
레빈 감독은 "현대인들은 인간성의 의미를 잊은 채로 살고 있다. 'R'과 '줄리'의 교감을 통해 사람들이 인간적인 것에 대한 의미를 다시 깨닫을 것"이라고 전했다.
'줄리' 역의 테레사 팔머는 "'웜 바디스'가 근본적으로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사랑이 우리의 삶에 숨을 불어 넣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사람들이 서로 관계를 맺는 것에서 비롯되는 힘이 얼마나 중요하고, 특별한 것인가를 이야기하고 있다"라고 이 영화의 진정한 의미에 대해 전했다.
한편 '웜 바디스'는 지난 18일까지 전국 54만 9379명(영진위)의 관객을 동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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