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남자가 뭉치니 멜로가 안부럽다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03.19 10: 48

올 상반기 스크린에서 유난히 눈에 띄는 인물 구성은 '세 남자'다. '베를린'에 이어 '신세계', 그리고 화제의 외화 '장고:분노의 추적자'(이하 장고)까지. 스타일이 서로 다른 세 남자의 마찰과 융합은 환상적인 '케미'를 만들어내고, 남녀보다도 짙게 멜로적 감성을 풍긴다.
7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 액션영화의 새 기록을 세운 '베를린'은 '충무로 대세'라고 불리는 하정우를 비롯해 류승범, 한석규의 삼각형 구도로 큰 흥미를 자아냈다. 이런 캐스팅은 블록버스터 속 멀티캐스팅과는 또 다르게 개성과 스타일이 다른 배우들간의 화학작용을 부각시켰다.
액션배우 변신이 돋보인 하정우는 류승범과 한석규 사이에서 극을 이끌어가며 각각 다른 그림을 그려냈다. 변화무쌍하다기보다는 표정과 몸짓에서 움직임이 크지않으나 흡인력이 대단한 하정우는 팔딱거리고 리얼감이 살아있는 연기를 잘 하는 류승범과 전혀 다른 연기 스타일로 보일 수 있었으나, 쫓고 쫓기는 자로 새로운 생동감을 불러일으켰다. 고요하지만 카리스마 넘치는 한석규는 하정우와 함께 묵직한 무게감을 선보였다.

400만 관객을 돌파한 느와르물 '신세계'는 '베를린'보다 좀 더 단단하게 최민식, 황정민, 이정재라는 세 남자배우가 정삼각형 구도를 이룬 영화다. 연출을 맡은 박훈정 감독이 이들은 느와르 장르 최고의 카드였다고 말 한 것처럼 세 남자의 선 굵은 연기와 그들 사이의 화학 작용이 영화의 가장 큰 볼거리다. 캐스팅에서 어느 한 부분 삐걱거렸다면 배우들간의 균형이 어려웠을 작품이다.
이정재가 중심을 잡고 있고 한 쪽에는 최민식, 다른 한 쪽에는 황정민이 있다. '부당거래' 때는 황정민이 류승범과 유해진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고 아들을 받쳐주는 역할을 했다면, 이번에는 스크린에서 마음껏 활개를 친다. 가장 먼저 이 영화에 캐스팅된 최민식과 어느 정도 대등하게 맞설 수 있는 남자배우들이 필요했는데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았다고. 황정민과 이정재는 그런 점에서 박 감독의 말처럼 최고의 카드라고 부를 만하다.
오는 21일 개봉을 앞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와일드 액션 로맨스 영화 '장고: 분노의 추적자'는 제이미 폭스, 크리스토퍼 왈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이 세 남자의 조합으로 흥미를 자아내는 작품이다.
영화는 아내를 구해야만 하는 남자 장고와 목적을 위해 그를 돕는 닥터 킹, 그리고 그의 표적이 된 악랄한 대부호 캔디가 벌이는 피도 눈물도 없는 대결을 그린 이야기. 할리우드 최고 스타 캐스팅은 화제를 모았는데, 특히 분노의 로맨티스트 장고로 상남자의 면모를 선보이는 제이미 폭스와 정의의 바운티 헌터 닥터 킹으로 폭풍 존재감을 확인 시킬 크리스토프 왈츠의 환상적인 파트너십은 예비 관객들의 큰 기대를 얻고 있다. 여기에 악명 높은 캔디 역으로 생애 첫 악역에 도전한 디카프리오의 연기도 큰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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