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사사구 호투’ 임준섭, 새로운 SUN의 남자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3.19 15: 56

빠른 공은 아니지만 과감하게 던졌다. 사사구 한 개 없이 깔끔한 투구에 초반 타선 지원까지 등에 업고 무사사구 호투를 펼친 것은 눈여겨볼 만 했다. KIA 타이거즈의 2년차 좌완 임준섭(24)이 선동렬 감독의 신뢰 속 점차 기회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고 있다.
임준섭은 19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벌어진 NC 다이노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로 등판, 5⅓이닝 동안 65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탈삼진 4개)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범경기 2승 째를 올렸다. 자신이 마운드에 오르기 전 타선이 일찌감치 5점을 뽑아준 이유도 있었으나 크게 부담 갖지 않고 자기 공을 던졌다는 점은 눈여겨 볼 만 했다.
이날 임준섭의 최고 구속은 138km로 느린 편이었다. 그러나 39개의 직구 중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난 공이 9개에 불과했을 정도로 안정된 직구 제구를 보여줬으며 시시때때 커브와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며 좋은 완급 조절 능력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신예 투수들이 자주 보여주는 사사구 남발의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경성대를 졸업하고 지난해 1라운드 박지훈에 이어 2라운드로 KIA에 입단한 임준섭은 첫 해 팔꿈치 수술로 인해 재활에 전념했다. 전지훈련에서도 팔꿈치 수술에 따른 재활과 회복 단계가 남아 있어 많은 공은 던지지 않았다는 것이 구단 관계자의 전언. 시범경기에서 출장 기회를 얻고 있는 것은 그의 감각 회복을 위해 최대한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는 쪽으로 유도 중이라는 말도 이어졌다.
아직 몸을 더 만들어야 하는 투수의 쾌투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대단한 호투였다. 선 감독도 임준섭의 선발 등판을 예고하며 “정말 잘 던져주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선발로도 기회를 줄 텐데 좋은 제구력을 갖춰 내심 기대가 크다”라고 밝혔다. 데뷔 첫 해를 재활의 터널 속에서 보냈던 임준섭은 자신에게 드리웠던 어둠을 스스로 걷고 선 감독의 남자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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