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새롭게 단장된 대전구장 첫 경기에서 수비 불안으로 고전했다.
한화는 19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과 시범경기에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시범경기 1승5패1무로 9개 구단 최하위. 공격도 시원하게 터지지 않았지만, 불안한 수비에 발목이 잡힌 경기였다.
이날 경기의 관심은 대전구장 환경 변화였다. 김응룡 감독 요청으로 펜스를 뒤로 민 한화는 종전 좌우 97m, 중앙 114m에서 좌우 100m, 중앙 122m 중형급 구장으로 재탄생하며 외야가 눈에 띄게 넓어졌다. 여기에 기존의 인조잔디를 벗겨내 천연잔디를 새로 깔았다.

경기 전부터 이 같은 환경 변화가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을 모았다. 김응룡 감독은 "홈런에 영향이 있을 것이다. 팀 평균자책점이 3점대로 떨어질 것"이라며 홈런 감소에 따른 마운드 강화를 기대했다. 천연잔디에 대해서도 선수들은 "연습할 때보다 그라운드가 덜 파인다. 땅이 잘 정비돼 있어 수비하는데 큰 문제없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한화는 수비에 발목이 잡혔다. 1회 2사 1·2루에서는 홍성흔의 땅볼 타구를 3루수 오선진이 빠뜨리는 바람에 첫 실책이 기록됐다. 2회에는 기록되지 않은 실책성 플레이가 겹쳤다. 1사 1루에서 손시헌의 외야 라이너 타구가 우익수 김태완의 키를 훌쩍 넘어갔다. 전진수비해있던 김태완 너머로 타구가 살아나가는 바람에 2루타가 됐다. 계속된 2사 1·2루에서도 허경민의 타구를 유격수 이대수가 제 때 캐치하지 못해 내야 안타가 되어버렸다.
결정적인 실책은 1-1로 팽팽히 맞선 6회에 나왔다. 2사 만루에서 두산 홍성흔은 유격수와 3루수 사이로 땅볼 타구를 쳤으나 유격수 이대수가 공을 뒤로 빠뜨리는 실책을 범했고, 그 사이 3루 주자 손시헌이 홈을 밟아 실점으로 이어졌다. 김응룡 감독은 실책 후 곧바로 이대수를 대수비 이학준으로 교체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눈에 띄는 불규칙 바운드는 없었지만 새롭게 바뀐 환경 탓인지 한화 야수들의 움직임은 전반적으로 움츠러들어 있었다. 아직 어수선한 부분이 남아있지만 여전히 수비를 만들어가는 중이라는 점에서 자신감을 잃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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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