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즐거운책읽기’도 퇴출..책 프로그램 '모두 아웃'
OSEN 권지영 기자
발행 2013.03.19 18: 08

지상파에서 책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이 모두 폐지됐다. 오는 4월 봄 개편을 단행하는 KBS는 1TV의 ‘즐거운 책읽기’를 폐지한다. 이에 앞서 2TV의 ‘달빛프린스’(이하 ‘달프’)는 지난 12일 폐지됐다. 이유는 저조한 시청률이다.
‘즐거운 책읽기’는 한 주간의 출판 흐름과 책이 던지는 메시지, 저자와의 인터뷰와 명사들의 삶에 영향을 끼친 명작 등을 소개하며 호평을 받아왔다. 하지만 화요일 심야 시간대 방송되는 시사 교양 프로그램 ‘즐거운 책읽기’는 1% 안팎의 저조한 시청률로 인해 봄 개편의 칼바람에 휩쓸렸다.
책 프로그램의 수난은 이뿐만이 아니다. MC 강호동의 KBS 복귀작, ‘달프’는 예능과 책을 접목한 북토크로 기대 속 출항했지만, 두 달여 만에 폐지됐다. ‘달프’는 게스트가 선정해 온 책을 두고 출연진들이 이와 관련된 퀴즈를 풀며 대화를 이어나가는 북토크쇼 포맷의 프로그램. 착한 예능을 표방한 프로그램답게 연예인들의 잡담 토크와는 차별화된 진행이 돋보였지만, 5%대를 밑도는 시청률로 폐지됐다. 이후에는 남성 멤버들로 구성된 야외 버라이어티가 이 시간대에 자리 잡을 예정이다.

교양과 접목시킨 예능 프로그램이 대세인 요즘, ‘달프’를 통해 예능 프로그램에서 책을 읽어주는 MC의 모습을 기대했던 시청자들은 실망감이 크다. 특히 ‘달프’에서 소개됐던 책들은 베스트셀러에 오를 정도로 시청률과는 별개의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점에서도 더욱 안타까움을 남긴다. 또 양질의 프로그램을 서비스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공영방송에서 시청률을 이유도 두 달여 만에 프로그램을 폐지하는 모양새는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책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이 퇴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즐거운 책읽기’의 한 제작진은 19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시청률이나 누군가 알아주는 것과 상관없이 한그루 나무처럼 묵묵히 그 자리를 지켜야 하는 프로가 있음을 알았다. 한그루의 나무는 밑동을 드러내고 잘려나갔다. 그 모습이 참 아프지만 밑동이 남아있으니 다시 나무는 자랄 것이라 믿는다. 지켜내지 못해 죄송하다. 책 프로그램은 단순한 TV 프로그램이 아니라 하나의 상징이라고 생각한다. 시청률의 잣대에 흔들리지 않는 상징이 되도록 지켜 달라”고 애끓는 심경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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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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