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스케일과 영상미, 배우들의 호연 삼박자를 모두 갖춘 정통 사극드라마가 등장했다. 종합편성채널 JTBC 새 주말드라마 ‘궁중잔혹사-꽃들의 전쟁’(이하 ‘궁중잔혹사’)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궁중잔혹사’가 19일 오후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제작발표회를 가지고 거대한 전쟁의 시작을 알렸다. 제작발표회에는 배우 이덕화, 김현주, 송선미, 정성운, 정성모, 전태수, 고원희와 연출을 맡은 노종찬 감독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궁중잔혹사’는 왕의 사랑에 끊임없이 허덕이며 왕을 독차지하기 위해 목숨을 건 도박도 서슴지 않는 궁중 여인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드라마로 최고의 팜므파탈 소용 조씨(김현주 분)와 궁중 여인들의 암투를 담아낼 예정이다. 또한 병자호란 당시 혼란과 격동의 시개를 살아갔던 다양한 인물들의 삶의 지혜와 인내, 용기를 바탕으로 역사가 우리에 선물하는 ‘정의의 승리’를 확인시켜주겠다는 의도다.

이날 제작발표회와 함께 공개된 첫 회 영상에서는 보는 이를 압도하는 스케일의 영상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빠른 전개가 눈길을 끌었다. 특히 지상파 3사의 사극드라마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극적인 연출이 돋보였다. 병자호란 당시 백성들의 참혹함을 그리는 장면에서는 보는 이의 탄식을 절로 끌어낼 정도로 잔혹한 장면들이 등장해 영화 같은 TV드라마의 출현을 알렸다.
또한 이덕화, 정성모를 비롯한 중년 연기자들부터 김현주, 송선미 등의 젊은 배우들까지 누구 하나 ‘구멍 없는’ 연기력이 화면을 압도했다. 특히 인조 역을 맡은 이덕화는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사건인 삼전도 장면을 연기하며 신들린 연기력을 선보였다. 화면 속 그는 충혈된 눈, 떨리는 얼굴, 격앙에 찬 목소리까지 인조 그 자체였다.
여주인공 김현주의 연기 변신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동안 캔디 여주인공을 주로 맡아왔던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의 욕망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소용 조씨로 완벽히 변신했다. 그는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악녀 연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며 “극중 소용 조씨는 내면의 압박감이나 여러 가지 것들에 의해 차츰 악녀로 변해간다. 시청자들이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서서히 강렬하게 변한다”며 소용 조씨 역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를 당부하기도 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사극에 도전한다는 송선미의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그는 극중 병자호란 후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갔지만 실의에 빠지지 않고 남편 소현세자와 함께 조선을 새로운 세상으로 만들고자 하는 세자빈 강씨 역을 맡았다. 그는 이날 “사극은 현대극에서 표현하는 연기와는 분명히 다르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감을 찾아가는 데 혼란스러웠다”고 말하면서도 사극 촬영에 대한 재미를 전하기도 했다.
‘궁중잔혹사’는 종합편성채널 드라마 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김수현 작가의 ‘무자식 상팔자’ 후속작이다. 이에 대해 배우들은 숨길 수 없는 부담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러한 부담감이 작품에 대한 단단한 각오로 이어진다고 말하며 더욱 열심히 임하겠다고 밝혔다.
‘궁중잔혹사’는 한 번 채널을 돌리면 돌리기 힘들 정도로 압도적인 스케일과 흥미진진한 전개, 배우들의 뜨거운 열연으로 가득차 있다. 드라마 한편 한편이 극장의 영화를 그대로 옮겨온 것 같은 ‘궁중잔혹사’가 종합편성채널이라는 약점을 이겨내고 ‘무자식 상팔자’를 뛰어넘는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오는 23일 첫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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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