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앞둔 서장훈, “항상 최선을 다해왔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3.19 18: 17

‘국보’ 서장훈(39)이 현역 마지막 경기를 앞둔 소감을 전했다.
부산 KT 센터 서장훈은 19일 부산 사직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전주 KCC와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 자리에서 서장훈은 “며칠 전부터 괜히 혼자 있으면 감상에 젖게 되는 것 같다. 최대한 담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잠시 후 코트 위에서 담담해질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2012-2013시즌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KT와 맞붙는 팀들은 서장훈을 맞이하는 은퇴식을 열고 있다. 좀처럼 흔치 않은 원정 선수의 은퇴식과 관련해 서장훈은 “처음부터 행사를 바란 것은 아니었다. 순수하게 그냥 원정 팬들에게 정중하게 인사를 드리겠다는 취지였는데 이런 자리를 계속 마련해주셔서 다른 팀들에 감사드린다. 여러 가지로 많은 생각이 드는 자리였던 거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서장훈은 “사실 은퇴는 조용히 하고 싶었다. KT에 와서 1년 밖에 뛰지 않았고 팀 성적도 좋지 않다, 내가 KT에 크게 기여한 것도 없다. 죄송한 마음에 가급적이면 조용하게 가고 싶다고 말씀드렸었다”며 “하지만 KT 구단 사장님과 단장님, 그리고 구단 직원 분들께서 꼭 이런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하셔서 내가 많이 부족함에도 은퇴식을 하게 됐다. 이렇게 크게 기념을 해주셔서 감사한 마음뿐이다”고 말했다. 
은퇴식 시투에 나서는 가수 싸이와 연인에 대해선 “사실 연예계에 친한 친구가 몇 명 있는데 내가 어디서 누구랑 친하다고 말하는 스타일이 아니다. 싸이군과는 14, 5년 전부터 친하게 지냈다. 싸이군이 바빠도 함께 하고 싶다고 해서 오지 않아도 된다고 했는데 본인이 참석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제 한 경기 만을 남긴 서장훈은 농구 선수로서 자신을 돌아보면서 “사실 코트 위에서 뛰었던 매 순간이 아쉽다. 조금 더 잘 했어야하지 않나 생각하고 있다. 많은 분들의 기대에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내 자신에게 스스로 큰 점수를 줄 수 없을 것 같다. 많이 아쉽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은 농구대잔치 때 고대전 버저비터로 이긴 경기. 금메달을 딴 2002 부산 아시안게임이다”고 했다. 
연세대 1학년 농구대잔치 무대부터 한국 최고 센터로 자리한 서장훈은 그야말로 무적이었다. 그만큼 상대 팀에 공포의 존재였으며 이는 상대 팀 팬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안티팬이 생기기도 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서장훈의 대한 반감도 줄어들었고 대부분의 농구팬이 인정하는 국보로 평가 받고 있다.  
서장훈은 안티팬들이 줄어든 것을 두고 “나이 먹고 힘 떨어지고 불쌍해서 그런 게 아닐까”라고 웃으면서 “내가 모든 분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무리 이래저래 이야기해도 판단은 개인의 몫이다. 나와 관련된 평가는 농구팬 분들의 몫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이어 서장훈은 “경기 전에 집중을 해야 하는데 아침부터 집중이 안 된다. 잘 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어쨌든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부터는 끝까지 한 번 최선을 다해서 하던 대로 경기를 뛰어보고 싶다”고 마지막 경기에 대한 마음가짐도 보였다. 
마지막으로 서장훈은 “팬들에게 지적을 받고 안티가 생긴 가장 큰 요인 중에 하나가 내가 과도한 항의나 과격한 제스처를 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도 내가 갖고 있는 농구 철학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 결 같았다”며 “농구장에서 쇼하는 게 아닌 정말 치열하게 승부를 가리는 것이 최고의 팬 서비스라고 생각해왔다. 과한 승부욕 때문에 보기 불편하셨다면 그 점에 대해선 사과드리고 싶다. 하지만 경기를 진정성 있게, 최선을 다해 이기려고 했던 마음은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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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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