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정근우의 주문, “즐겁게 야구하자”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3.20 06: 27

정근우(31, SK)는 팀 내 최고의 ‘빅 마우스’ 중 하나다. 경기장 안팎에서 분위기 메이커 몫을 도맡는다. 넘쳐흐르는 긍정적인 사고방식과 에너지가 원동력이다. 그런 정근우가 이제 또 다른 얼굴을 보여주려 한다. 주장이라는 타이틀과 함께다.
SK는 19일 주장 교체를 발표했다. 당초 SK의 주장은 박정권(32)이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주장의 중책을 맡았다. 하지만 시즌이 들어가기 전 교체를 결정했다. 박정권의 부담감을 덜어주려는 조치다. 이만수 SK 감독은 19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박정권이 주장으로서 부담을 많이 갖는 것 같더라. 박정권을 좀 더 편안하게 해주기 위해 주장 교체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이 새로 지목한 선수는 팀의 붙박이 톱타자 정근우였다. 이 감독은 “초·중·고교 때 주장을 맡은 경험이 있다. 처음에는 하지 않으려는 것을 설득했다”고 말하면서 “정근우가 올 시즌이 끝나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지만 주장으로서의 몫을 충분히 할 것으로 믿는다”며 기대를 드러냈다.

갑작스런 교체 결정에 놀란 것은 정근우 자신도 마찬가지였다. 정근우는 “대학교 때 주장을 한 것이 마지막이었으니 주장이 된 것이 10년 정도 만의 일이다. 실감이 잘 안 난다”라면서 “(박)정권이형이 주장 임무를 잘해왔다. 그 흐름대로 갈 것이다. 특별히 바뀌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정근우는 “지금껏 선배 주장들은 솔선수범하며 팀을 이끌었다. 나도 그럴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정근우가 추구할 주장 리더십을 무엇일까. 정근우는 “일단 분위기를 밝게 유도할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팀 내에 어린 선수들이 많이 늘어났다. 이 선수들이 주눅 들지 않고 야구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줄 것”이라고 생각을 드러냈다. 즐겁게 야구를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각오다. 또 “시즌이 시작되고 엔트리가 윤곽을 드러내면 동기들에게도 도움을 청할 생각”이라고 했다.
정근우는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다. 아무리 팀 스포츠라고 하지만 개인 성적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여건이다. 팀 전체를 생각해야 하는 주장과는 어울리지 않는 상황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정근우는 “어차피 FA자격까지는 9일이 남았다. 큰 부담이 될 것 같지는 않다. 팀에서도 개인 성적에 대한 부담을 덜라는 측면에서 이런 결정을 내린 것 같다”며 우려를 일축했다. 정근우가 만들어 갈 SK의 또 다른 분위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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